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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마스크 2장’ 대 ‘마스크 2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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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마스크 대란이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다. 공급량이 2배 늘면서다. 불안감은 잦아들었으나 주당 2장으로 제한하던 공적 마스크를 더 늘릴지는 미지수다.

식약처에서 “1인 3매 확대 시 공급량이 1.5배 증가하는 점을 고려했을 때 예단하기 어렵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세는 단위로 ‘매’를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정부에서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장’과 ‘매’를 섞어 쓰기도 했다. 마스크 2장과 2매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국민 한 분당 1주에 살 수 있는 마스크 구매량을 2매로 한정하고자 합니다”처럼 흔히 말하지만 ‘2매’보다 ‘2장’으로 표현하는 게 바람직하다. ‘1인 3매’도 ‘1인 3장’이라고 하는 게 낫다.

종이나 널빤지 등을 세는 단위인 ‘매(枚,まい)’는 일본식 한자어다. 본래 일본에서 쓰이던 한자가 그대로 들어온 형태다. 종이나 유리 따위의 얇고 넓적한 물건을 세는 단위로 우리는 ‘장(張)’을 사용해 왔다. 일본어투 용어 순화자료집에도 ‘매’를 ‘장’으로 쓸 것을 권하고 있다. “원고지 매수(枚數)”도 “원고지 장수(張數)”로 표현하는 게 좋다.

마스크 대란 속에서 자주 오르내리는 ‘사재기’는 잘 자리 잡은 순화어다. ‘매점매석’도 아직 쓰이나 낡은 말이란 인식이 강하다. 엄밀히 따지면 먼저 일본식 한자어인 ‘매점(買占, かいしめ)’을 ‘사재기’로 순화했다. 이후 한꺼번에 사들이는 ‘매점’뿐 아니라 값이 오를 걸 예상해 안 팔고 쟁이는 ‘매석(賣惜)’을 아우르는 말로 뜻이 확장되면서 ‘매점매석’의 순화어로 자리 잡게 됐다.

이은희 기자 lee.eunhee@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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