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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스마트폰 전략 확 바꾼다...시장 흐름에 맞춰 '가성비' 추구

중앙일보

입력

LG전자는 유튜버 '이십세들'과 손잡고 보급형 스마트폰 Q51 온라인 마케팅을 펼친다. 연합뉴스

LG전자는 유튜버 '이십세들'과 손잡고 보급형 스마트폰 Q51 온라인 마케팅을 펼친다. 연합뉴스

LG전자 스마트폰이 부활의 기지개를 켜는 걸까. LG전자의 지난해 스마트폰 생산라인 가동률이 116.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만큼 비용 대비 생산 효율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베트남으로 스마트폰 생산기지를 이전하고, ODM(제조업자개발생산) 물량을 대폭 늘려 생산라인의 효율성을 높인 덕분이다. LG전자는 이같은 명분보다 내실을 추구하는 전략을 통해 6년째 적자인 스마트폰 사업을 내년부터는 흑자로 전환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생산능력은 줄이고 생산라인은 효율화    

30일 공시된 LG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스마트폰의 지난해 생산라인 가동률은 116.1%다. 전년(2018년)에 98.5%에 비하면 크게 증가했다. 생산라인 가동률은 생산량을 생산능력으로 나눈 값이다. 가령 생산능력이 100일 때 116대를 생산했다면, 생산라인 가동률은 116%가 되는 식이다. 에어컨이나 세탁기 등 가전제품의 생산라인 가동률은 보통 110% 정도를 유지한다.

LG전자 베트남 하이퐁 공장 사진 LG전자

LG전자 베트남 하이퐁 공장 사진 LG전자

지난해 LG 스마트폰 생산라인 가동률이 올라간 건 생산량이 아닌 생산 능력을 줄였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국내에서 베트남으로 옮겼다. 이를 통해 생산능력은 연간 3800만대에서 2100만대로 40% 넘게 감소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자체 생산능력을 줄인 것은 ODM을 확대해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폭발적인 성장기를 지나 안정화 단계로 접어든 스마트폰 시장에 맞춰 전략을 수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저가·준수한 성능 ODM 비중 크게 늘려   

LG는 올해 들어 더욱 공격적으로 ODM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이연모 MC사업본부장(부사장)은 올해 ODM을 관리하는 조직을 팀 단위에서 실 단위로 격상하고, 본부장 직속 조직으로 편입시켰다. 전담 인원도 30% 이상 늘렸다.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LG전자는 올해 ODM 물량을 절반 가까이 늘리겠다고 했다. 지난해 ODM 비중이 30% 정도였는데 이를 확 늘려 중저가 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LG전자의 보급형 스마트폰인 Q51. 뉴스1

LG전자의 보급형 스마트폰인 Q51. 뉴스1

국내에서 지난달 출시한 Q51은 LG의 전략 변화를 상징한다. 6.5인치 대화면 디스플레이에 후면 트리플(3개) 카메라를 탑재하고 30만원대 가격으로 출시됐다. 지난달 중순에는 2020년형 K시리즈 3종을 공개하기도 했고, 인도 시장에서는 10만원 대 보급형 스마트폰 W10 알파도 공개했다. 이들 제품은 모두 30만원대를 넘지 않고 ODM 방식으로 생산한다.

G시리즈 버리고...‘듀얼 스크린’은 계속   

플래그십(최고급) 브랜드 전략도 확 바꾼다. 플래그십을 담당했던 G시리즈 이름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 G시리즈는 2012년 9월 첫선을 보인 후 지난해 G8까지 출시됐다. 하지만 LG는 최근 이동통신 사업자 대상 설명회에서 'G시리즈를 버리고 새로운 제품명을 붙이겠다'고 발표했다. 새로운 제품은 가격을 90만원 안팎으로 책정하고, 듀얼스크린도 탑재한다. LG전자는 지난해 V50 시리즈 등 듀얼스크린 제품을 국내외에서 110만~120만원 선에서 판매했다.

LG전자 모델이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LG G8 ThinQ을 소개하고 있다. 북미시장에 출시된 전략 스마트폰 LG G8 ThinQ은 버라이즌, AT&T, 스프린트, T모바일 등 주요 이동통신사는 물론 전자 제품 유통채널을 통해 언락폰으로도 출시된다. (LG전자 제공) 2019.4.14/뉴스1

LG전자 모델이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LG G8 ThinQ을 소개하고 있다. 북미시장에 출시된 전략 스마트폰 LG G8 ThinQ은 버라이즌, AT&T, 스프린트, T모바일 등 주요 이동통신사는 물론 전자 제품 유통채널을 통해 언락폰으로도 출시된다. (LG전자 제공) 2019.4.14/뉴스1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150만원대 시대가 열렸지만 아이폰 11시리즈도 프로(137만~183만원)나 프로맥스(152만~199만원)보다 저렴한 11(99만원ㆍ64GB 기준) 판매량이 가장 많다”면서 “고객들의 스마트폰 심리적 마지노선은 100만원에 여전히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LG가 무리한 고급형 스마트폰 경쟁 대신 100만원 안팎의 시장을 노리는 게 합리적인 결정일 수 있다는 뜻이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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