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건강④ 수험생을 위한 두통에 관한 제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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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는 무척 힘든 시기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힘들 때일수록 두통도 찾아오기 쉽습니다.

청소년기에 생기는 두통의 유형은 크게 서너 가지 정도로 나누어 볼 수 있겠습니다. 가장 흔한 것은 긴장성 두통인데 지나친 근육의 긴장으로 인한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오랫동안 같은 자세로 집중하여 공부를 하거나 아니면 시험을 보고나 후 느끼는 두통 등이 여기에 해당하며 특히 피곤이 쌓였을 때 잘 옵니다. 평소에는 두통으로 고생한 적이 없는 수험생이 시험이 가까워지면서 두통을 자주 호소한다면 긴장성 두통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주로 양측성이며, 머리 전체에 걸치거나 아니면 이마나 뒷골에, 둔한 통증의 형태로 찾아오며 오후나 저녁에 흔하고 일반적으로 수면을 방해할 정도로 심하지는 않은 것이 보통입니다. 때로는 머리가 조이거나 꽉 찬 것 같거나 터질 것 같은 느낌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심한 경우에는 일반적인 진통제가 전혀 듣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치료는 제일 중요한 것이 충분한 휴식과 안정을 취하는 것입니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가벼운 운동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두통이 심하여 견디기 힘들 때는 진통제를 복용하여야 하는데 아스피린이나 타이레놀 등의 가벼운 진통제가 좋으며 여기에 반응이 없을 때는 항우울제나 항불안제 계통의 약물이 필요하므로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편도통도 청소년기에 흔하게 찾아오는 질환입니다. 편측으로 박동성의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며 반수이상에서 가족력이 있습니다. 거의 항상 오심과 구토가 동반되며 빛이나 소음에 과민해집니다. 전조 현상이라고 하여 두통이 시작되기 전에 눈앞에 별빛이 반짝거리면서 움직이면서 시야장애가 동반되거나 기타 여러 가지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되기도 하는데,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전조현상이 있는 경우는 흔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편두통은 일시적인 현상이기보다는 상당히 오랜 기간 계속되는 질환으로 가능한 한 전문의의 진찰을 받고 장기적인 치료계획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이외에도 군발성 두통이나 (마치 시계로 잰 듯이 정확하게 하루 중 일정한 시각에(보통, 잠들기 시작한지 한두 시간 뒤) 심한 안구주위의 동통이 특징이며 이러한 두통은 수주 정도 지속되며, 전조현상이나 오심, 구토는 동반하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뇌종양, 지주막하출혈, 뇌막염 등도 두통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두통은 심각한 질병의 일부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일 수 있으므로 앞서 말씀 드린 두 가지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다면 전문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이상건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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