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골 받으려 화장장 앞 장사진"…우한 비극 보여주는 사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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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망자의 유골을 받으려고 기다리는 중국 우한 시민들. 연합뉴스

코로나19 사망자의 유골을 받으려고 기다리는 중국 우한 시민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 우한(武漢)에서 희생자 유골을 찾아가기 위해 화장장 앞에 길게 줄을 선 유족들의 모습이 공개됐다.

27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봉쇄령 해제를 앞두고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는 우한시 당국은 지난 26일 한커우(漢口) 화장장에서 유족들이 코로나19 사망자의 유골을 받아 갈 수 있도록 했다. 유족들은 이른 오전부터 모여들었고 줄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어졌다. 코로나19로 사망한 우한 시민은 2500여 명에 달한다.

한 유족은 온라인에 올린 글에서 "오전 10시 무렵 도착하니 화장장 인근에 수많은 차량이 주차돼 있고 사람들이 넘쳐났다"며 "경비가 삼엄해 휴대전화로 사진 한 장 찍는 것 조차 허락되지 않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어떤 사람은 영정 사진을 들고 말 없이 앉아 있고 누군가는 유골함을 들고 지나갔다"며 "많은 사람이 있었지만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고 조용하기만 해서 더욱 애통하게 느껴졌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유족들이 올린 화장장 사진과 글을 접한 중국 네티즌들은 슬픔을 함께 나누며 애도를 표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화장장 모습과 관련된 게시물을 모조리 삭제했다고 명보는 전했다.

중국 당국은 우한 내에서 사망한 코로나19 환자의 시신은 즉시 화장하도록 지시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겠다는 이유로 유족이 장례식을 치르는 것은 물론 유골을 수습하는 것마저 금지해 왔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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