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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시원히 알아보는 ´자궁의 병´ 10가지①

중앙일보

입력

1. 자궁근종

★증상

생리 때가 아닌데도 피가 비치거나(부정출혈) 갑자기 생리량이 많아진다. 두 증상이 모두 오는 경우도 꽤 많다. 생리를 자주 하는 빈발 월경이 나타나는 여성도 있다. 생리량이 많아지는 것은 근종으로 인해 자궁벽의 수축력이 약해져 지혈이 어려워지고 자궁 안의 면적이 넓어지면서 출혈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생리통도 매우 심해지는데 근종에 의해 자궁벽 안에 피가 몰려서다. 과다 출혈로 빈혈이 생기고 기력이 떨어진다. 숨이 가빠지는 호흡곤란과 두통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만성적인 하복부 통증도 나타난다. 무거운 물체가 아랫배를 누르는 듯한 압박감이 느껴지면서 은근하게 아프다. 자궁근종의 위치와 크기에 따라 특정한 부위에 불편함이나 통증이 생긴다. 근종이 자궁 뒤편에 있어 직장을 압박하면 변비가 생긴다. 앞쪽에 있는 방광을 누르게 되면 소변이 자주 마려운 빈뇨증이 일어나고 소변을 보아도 시원하지 않다.

근종이 자라 소화기관을 누르면 소화 장애가 일어난다. 골반 속의 신경과 혈관을 압박하면 혈액 순환이 잘 되지 않아 다리가 부어오르고 등과 다리로 퍼지는 통증을 느낀다. 근종이 클 때는 아랫배에서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하복부가 꽉 찬 느낌이 든다. 배란통도 심해진다.

★원인

자궁에 발생하는 종양 중에서 가장 흔한 자궁근종은 어느 연령에서나 발견되지만 30∼45세 사이에서 자주 발견된다. 폐경기 이후에는 저절로 크기가 줄어들며 근종이 새롭게 발생하는 일은 드물다. 그러나 폐경 이후에 근종이 자라면 육종과 같은 악성 종양이 될 가능성이 있다.

자궁근종의 원인은 분명하지 않지만 난소의 기능이 왕성할 때 근종이 잘 자라고 폐경 이후에는 줄어드는 것으로 보아 여성 호르몬과 관계가 깊다고 추측한다. 근종이 자리잡는 부위는 자궁 체부가 90%로 압도적으로 많지만 자궁경부, 자궁 인대 속 등 어디에나 생긴다. 스트레뭣봇?피로 누적으로 인한 호르몬 분비 이상도 자궁근종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왜 위험한가

일종의 근육덩어리인 자궁근종이 육종이나 악성 종양으로 변하는 일은 많지 않다. 그러나 근종이 발견되면 6개월에 1번씩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근종이 문제가 되는 것은 광범위한 통증에서 오는 불편함과 월경 과다로 인한 빈혈, 불임 가능성 등이다. 수정란이 착상하는 자궁 내막 가까이에 근종이 있으면 착상에 어려움이 생긴다. 다행히 착상이 되었더라도 근종이 허리와 골반을 자극하면 임신 주수가 늘어날수록 통증塚?심해진다. 요사이는 복강경을 이용해 태아에 영향을 주지 않고도 수술을 할 수 있다. 불임의 원인이 근종일 때도 수술한다.

한의학에서는 자궁근종의 원인으로 여성 호르몬의 영향과 혈액 순환 장애를 꼽는다. 생리가 불순하게 되면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나쁜 피가 쌓이는데 그 찌꺼기가 자궁 안에 깊숙이 박혀 변하면 근종이 된다는 것이다.

★양방에선 …

자궁근종 치료의 기본은 호르몬 요법. 이 방법은 생리량 증가로 인한 출혈을 예방하기 위한 일시적인 치료방법일 뿐,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니다. 가임기 여성들에게 일반적으로 시술하는 방법은 근종 절제술. 복강경 등을 이용해 근종만을 떼어내는 수술이다.

생리량이 지나치게 많거나 부정출혈이 잦고 출혈량도 많을 때는 자궁내막을 떼어내는 자궁내막 소파술을 한다. 근종의 크기가 매우 큰 폐경기 이후 여성에게는 자궁적출술을 시행하는 것이 보통이다.

근종의 크기가 작고 자라지 않을 때는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종양이 갑자기 커지거나 변성할 수 있으므로 6개월마다 정기검진을 한다.

★한방에선 …

혈액 순환이 잘 되어 몸 안의 불순물이 원활하게 배출되면 근종은 생기지 않는다. 따라서 혈액 순환을 돕고 불순물 배출을 도와 어혈을 푸는 약을 쓴다. 자궁근종이 스트레스와 관계 깊은만큼 긴장을 풀고 정신을 안정시킬 수 있는 처방도 같이 한다.

★생활요법

평소에 목이버섯을 많이 먹으면 혈액이 깨끗해져서 자궁근종을 예방할 수 있다. 연꽃의 열매도 자궁근종에 효과적인데 가루로 만들어 2∼3찻술씩 하루 세 번 먹는다.

과다 월경, 빈발 월경으로 인해 출혈량이 많아지면 몸 안의 혈액이 감소하여 만성빈혈이 되기 쉽다. 실제로 자궁근종은 몸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도 빈혈이 있는 여성에게서 많이 발견된다.

2. 자궁내막증

★증상

진통제를 복용하지 않으면 견디기 힘들 정도로 생리통이 심하다. 사람에 따라서는 생리 시작하기 2, 3일 전부터 아랫배가 아픈 경우도 있다. 생리를 시작하기 며칠 전에 약간의 출혈을 보이기도 한다. 한 달에 한 번 배란기마다 한쪽 옆구리와 아랫배를 바늘로 쑤시는 듯한 통증도(배란통)도 있다. 허리와 골반이 항상 묵직하게 아프고 성관계를 가질 때 허리와 골반이 몹시 아프다.

통증은 비정상적인 자궁내막조직이 어느 부위에 있는가에 따라 차이가 나고 병이 심해질수록 통증이 퍼져나간다. 비정상 자궁내막조직이 골반 뒤쪽에 있으면 통증이 허리 뒤쪽으로 뻗치면서 욱신거리고 골반 아래쪽에 있을 때는 다리가 저리면서 아프다. 비정상 조직이 방광을 자극하면 소변을 보기가 힘들고 직장을 누르면 만성적인 변비로 고생한다. 자궁내막은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자라므로 증상도 생리 주기에 따라 조금씩 변한다.

★원인

자궁내막증이란 자궁 안쪽에 있어야 하는 자궁내막조직이 질, 난소, 난관, 복막, 직장 등 자궁이 아닌 부위에 자라나는 병이다. 자궁내막은 임신할 때 수정란이 착상되는 곳으로 수정이 일어나지 않으면 생리 때 저절로 떨어져 나와 몸 밖으로 배출되는 것이 정상이다.

자궁내막조직이 왜 비정상적인 장소에서 자라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몇가지 학설은 있다. 그 중에서 자궁내막 세포가 생리 때 질을 통해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다른 부위로 역류, 전파되어 발생한다는 학설과 자궁내막 세포가 혈액과 임파를 따라 전이된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자궁내막증 진단과 상태 확인은 복강경, 초음파, MRI 등을 통해 알 수 있다.

★왜 위험한가

자궁내막증은 초기에는 거의 증상이 없어 조기에 발견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자궁내막증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거의 모든 환자가 만성적이면서 심한 통증으로 고생한다.

자궁내막증의 가장 큰 위험은 역시 불임이다. 자궁내막증 환자의 30∼50%가 불임증을 보이고 임신이 됐다 하더라도 자연 유산되는 비율이 정상인에 비해 매우 높다. 자궁내막증은 나이에 관계없이 생리를 하는 여성이면 누구나 걸릴 수 있지만 25∼40세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우리나라 가임기 여성의 10%가 자궁내막증을 앓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있다.

★양방에선 …

병의 진행 정도와 결혼 여부, 임신 가능성 등을 고려해 치료한다. 병이 중하지 않거나 미혼 여성, 당분간 임신 계획이 없는 여성에게는 복강경을 이용해 비정상적인 조직을 제거한 뒤 자궁내막을 위축시키는 호르몬 약물을 투여하는 방법이 가장 많이 쓰인다. 그러나 이 방법은 병을 치료한다기보다 병의 진행을 막는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투약을 중단하면 다시 병이 진행된다.

난관 폐색, 자궁 유착 등 2차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수술을 한다. 보통 유착 제거술, 레이저 요법 등으로 치료하지만 심할 때는 난관을 절제하거나 자궁을 적출하기도 한다.

★한방에선 …

한의학에서는 자궁내막증을 몸 안에 습담, 즉 노폐물이 쌓인 것으로 본다. 따라서 노폐물을 제거하는 약을 쓴다. 자궁내막증은 생리 주기에 따른 난소 호르몬의 영향을 받고 그에 따라 증상과 통증이 악화된다. 이 원리를 이용해 배란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약을 사용하면 생리를 통해 비정상적인 자궁 내막조직이 저절로 떨어져 나간다.

★생활요법

전에 없던 생리통이 지난 몇 달 사이에 생겼다거나 생리통이 갈수록 심해질 때, 자연 유산을 한 뒤 임신이 잘 되지 않는다면 자궁내막증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생리혈이 역류되지 않도록 생리중 격렬한 운동과 성관계는 피하는 편이 좋다.

3. 자궁선근증

★증상

자궁선근증 발생 환자의 평균 연령은 40대 후반. 환자 중 출산을 하지 않은 여성은 5%에 불과한 반면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은 95%나 된다.

자궁선근증에 걸리면 생리가 불규칙하거나 생리통이 심하다. 특히 생리통은 산통과 비슷한 양상을 보여 주기적으로 통증이 왔다가 사라진다. 자궁선근증이 있는 자궁은 보통 자궁에 비해 3배 이상 무겁다. 자궁이 커지므로 생리량도 매우 많아지고 생리 때가 아닌데도 자주 피가 비친다.

생리량이 늘고 몇 달 전부터 아랫배에 무언가 꽉 들어찬 듯한 무거운 느낌이 든다면 자궁선근증일 가능성이 높다. 자궁내 피임 기구를 삽입하지 않았는데도 아랫배가 묵직하고 아플 때도 마찬가지.

자궁선근증은 이상 조직이 있는 부위에 따라 통증의 양상이 다르다. 골반 부위에 있을 때는 골반 뒤쪽과 항문 주위에 매우 심하고 이상 조직이 방광을 압박해 배뇨통, 잔뇨감, 배뇨 곤란을 느낀다.

★원인

자궁선근증은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의 근층(근육층) 속에 들어가 박혀 자라는 것을 말한다. 대부분의 부인과 만성질환이 그렇듯 이 병 또한 원인에 대해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그러나 자궁선근증이 자궁내막, 자궁근층과 관계가 깊고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에 의해 증세가 좋아지는 것으로 보아 에스트로겐의 주기적인 반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측할 뿐이다.

★왜 위험한가

생리 때 출혈이 많아 만성빈혈에 시달리는 여성이 많다. 보통 자궁선근증은 자궁근종과 동시에 발생한다. 젊은 여성에게 자궁선근증이 있으면 유산이 잦거나 임신이 잘 되지 않는다.

★양방에선 …

환자의 대부분이 가임기 후반과 폐경기 전반의 여성이므로 자궁적출술을 많이 시행한다. 증상이 경미할 때는 통증을 완화시키는 치료를 하면서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보통이다.

★한방에선 …

연령, 다산, 자궁내막손상과 깊은 관계가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젊은 여성에게서 자궁선근증이 발생하는 것은 대체로 인공중절수술을 했거나 냉이 많이 흐르는 만성염증을 방치했을 때, 정신적인 충격으로 장기간 호르몬 균형이 깨졌을 때 등이다. 따라서 생리를 순조롭게 하고 혈액을 활성화하며 기의 순행을 돕는 약을 쓴다.

★생활요법

생리혈 과다로 출혈이 많으므로 만성빈혈이 올 수 있다. 철분이 많이 든 녹황색 채소를 충분히 섭취한다. 혈액을 맑게 하는 목이버섯도 좋다.

[전문가 조언]

★여성의 몸에 이상이 있을 때는 가장 먼저 자궁의 병을 의심하라
박건채(준준산부인과원장)

여성의 생식기는 항상 질병에 노출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밖으로 개방된 구조라 세균에 쉽게 감염되고 염증성 질환에 걸릴 우려도 높다. 또한 임신, 출산과 관련된 모든 변화는 여성 몸에 매우 큰 부담을 주는 일이다. 여성들은 한달에 한 번씩 배란에서 생리로 이어지는 임신의 과정을 겪는다. 그로 인해 여성의 생식기는 다른 어느 기관보다 건강을 해치기 쉽다.

평상시와는 다른 출혈, 분비물의 변화, 하복부 통증이 있으면 여성들은 산부인과를 찾는다. 그러나 어지럼증, 약하지만 만성화된 두통, 미열 등의 증상이 있을 때도 산부인과를 찾도록 한다. 자궁, 난소를 포함한 생식기와 주변 장기에 이상이 있어 나타나는 2차 징후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부인과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생리 수첩을 적는 일은 필수다. 별로 어렵지 않은데도 쉽게 실천하지 못하는 일이 생리 수첩 기록이다. 달력에 날짜 표시만 할 것이 아니라 그 달 몸의 상태가 어떠했는지 꼼꼼하게 기록해야 한다.

생리통과 배란통 여부, 통증의 정도, 생리혈의 상태, 출혈의 양, 비정상적인 출혈, 분비물의 양·색·냄새도 빠짐없이 적는다. 이 기록은 건강을 지키는데 제 몫을 해낼 뿐 아니라 큰 병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도 도움이 되며 위급한 상황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한방에서 보는 여성질환,정신적 긴장이 여성체계를 무너뜨려 생긴다
심용섭(심용섭 십장생한의원장)

한의학 최고의 경전인 〈황제내경〉에는 “열명의 남자의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한 부인의 질병을 치료하는 것보다 쉽다”는 글이 나온다. 부인과 질환을 치료하는 일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체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기운과 흐름이 있고 개인은 각기 독특한 체질과 성정(性情)을 지니고 있다. 여성과 남성을 비교하면 여성은 남성에 비해 민감하여 감정을 잘 풀지 못하는 성정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근심이 많고 피로와 정신적 긴장에 약해 몸 안의 여성 체계가 쉽게 무너진다. 여성 체계란 쉽게 말해 여성 호르몬 균형을 뜻한다.

또한 체질적으로 여성은 남성에 비해 온도 변화에 민감하므로 찬 곳에 있으면 내장의 기능이 저하되기 쉽다. 빈혈이나 영양 부족, 혈액 순환 장애에도 민감해 쉽게 영향을 받는다.

여성의 하복부 통증은 대단히 복잡하고 위험한 증상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젊은 여성, 미혼 여성 중에서도 하복부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초경은 빨라졌지만 결혼은 늦어지게 됨으로써 발생하는 것이다. 또한 민감한 성정을 가진 여성들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겪게 되는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도 여성의 체계를 무너뜨리는데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한의학에서는 같아 보이는 병에 다른 치료방법을 택하고 달라 보이는 병에 같은 처방을 할 때가 있는데, 이는 사람마다 서로 다른 체계를 다시 세우고 성정을 달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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