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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사태 연루…신한금융투자 사외이사 간 서울변회 회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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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우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왼쪽)이 지난해 4월 두엉 탄 박 베트남법률가협회 부회장(오른쪽)과 서울변호사회관에서 베트남전 민간인 피해사건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종우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왼쪽)이 지난해 4월 두엉 탄 박 베트남법률가협회 부회장(오른쪽)과 서울변호사회관에서 베트남전 민간인 피해사건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직 청와대 비서관의 남편이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에 연루된 신한금융투자 사외이사로 선임돼 논란이 일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25일 주주총회를 열고 박종우(46) 서울변호사협회 회장과 최상목 전 기재부 1차관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박 회장은 김미경(45)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의 남편이다. 행정고시 출신인 최 전 차관은 박근혜 정부에서 공직을 마무리해 현 정부와 특별한 인연은 없다.

박 회장과 최 전 차관이 신한금융투자 사외이사로 선임된 날은 공교롭게도 신한금융투자의 전직 임원 임모씨가 라임사태를 수사하는 서울남부지검에 긴급체포된 날이기도 하다. 신한금융투자 본부장 출신인 임씨는 라임펀드 설계에 관여하고 펀드가 부실하단 사실을 알면서도 고객들에게 판매한 의혹을 받고 있다.

박 회장 "아내와 아무런 관련 없다" 

박 회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외이사 선임은 아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비서관이 청와대에서 비(非) 경제부처 인사 업무를 담당하는 만큼 "금융권의 인사와 수사 등에 영향력을 미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될 것"이라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박 회장은 신한금융투자에 법률적 조언과 준법경영 감시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서울변회회장에 임명된 박 회장은 쌍용자동차 휴직명령 철회, 톨게이트 비정규직 직접고용, 집배노동자 노동여건 개선, 베트남전 민간인사망 진상규명 등 사회적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내왔다. 중견 로펌의 한 대표 변호사는 "대한변협보다 서울변회가 사회 소수자에 문제에 더 적극적이었다"고 말했다.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을 맡고 있는 김미경 비서관 [연합뉴스]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을 맡고 있는 김미경 비서관 [연합뉴스]

하지만 현직 청와대 비서관의 남편이 전직 청와대 행정관 연루 의혹까지 제기되는 라임사태 관련 금융기관 사외이사를 맡는 것이 부적절하단 지적도 나온다.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의 보좌관을 맡았던 김 비서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챙길만큼 청와대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 출신 변호사는 "라임사태에 연루된 신한금융투자에 박 회장이 사외이사로 가는 것은 불필요한 논란을 촉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한변협 회장 출신 변호사는 "서울변회회장은 맡았던 사외이사 자리도 내려놓아야 하는 자리"라 말했다. 하지만 박 회장에 앞서 서울변회회장을 맡았던 이찬희 현 대한변협회장 등도 기업의 사외이사를 맡았던 전례가 있다. 전 서울변회회장 출신 변호사는 "자리를 맡는 것 자체보다, 제대로 된 사외이사 역할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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