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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올림픽마저... 여자 골프 티켓 경쟁도 사실상 '원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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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리우올림픽 여자골프 금메달리스트 박인비는 도쿄올림픽에서 2연속 메달을 노린다. 출전권을 따기 위해 올 시즌 열린 LPGA투어 4개 대회에 모두 출전하기도 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016년 리우올림픽 여자골프 금메달리스트 박인비는 도쿄올림픽에서 2연속 메달을 노린다. 출전권을 따기 위해 올 시즌 열린 LPGA투어 4개 대회에 모두 출전하기도 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도쿄올림픽이 끝내 1년 뒤로 미뤄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가 24일 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7월 예정했던 도쿄올림픽을 1년 뒤로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여름·겨울을 통틀어 124년 올림픽 역사상 처음 대회가 연기됐고, 각 종목마다 그에 따른 후폭풍도 한동안 거세게 일 전망이다.

이번 결정으로 골프계도 영향을 크게 받게 됐다. 올해 국내 골프계 최대 이슈였던 도쿄올림픽 여자 골프 출전권 경쟁이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다. 유례없는 일인 만큼 아직 국제골프연맹(IGF)은 올림픽이 연기됐을 경우, 출전권 확정 기준 시점을 언제로 바꿀 지 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체로 조정될 개최 시점에 맞춰 기준 시점 역시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올 시즌 들어서면서 올림픽에 대한 목표 의식이 컸던 선수들 입장에선 시즌 전략과 목표에 대한 큰 폭의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여자 골프는 당초 올해 6월29일까지 세계 랭킹을 기준으로 상위 15위 안에 든 선수가 4명 이상인 나라의 경우, 최대 4명까지 도쿄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었다. 한국에선 세계 1위 고진영을 비롯해 3위 박성현, 6위 김세영, 10위 이정은6, 11위 박인비, 13위 김효주 등 6명이 확정 직전까지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었다.

고진영. [사진 세마스포츠마케팅]

고진영. [사진 세마스포츠마케팅]

이정은6. [EPA=연합뉴스]

이정은6. [EPA=연합뉴스]

박인비가 4년 전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국내 여자 골퍼들은 올림픽에 대한 목표 의식을 대부분 뚜렷하게 갖고 있었다. 고진영은 지난해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4년에 한번 열리는 올림픽 타이틀이 내겐 좋은 모멘텀이 될 것 같다. 머릿 속으로 카운트다운도 그리고 있다"고 했고, 박성현도 "도쿄올림픽은 내 마음 속의 꿈"이라고 말했다. 박인비 역시 올림픽을 앞두고 목표 의식을 다 잡았다. 지난달 호주 여자오픈을 앞두고선 "(올림픽에 대한) 동기 부여가 나를 이끌고 있다. 올림픽은 분명 내 마음 속에 있고, 팀에 들기 위해 정말 잘 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호주 여자오픈에서 LPGA 개인 통산 20승을 달성하고 세계 랭킹도 다시 끌어올려 올림픽 출전 경쟁에 불을 지펴놨다.

그러나 이들이 펼쳐왔던 경쟁 자체가 사실상 '없던 일'이 됐다.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2월 4주차부터 대회가 줄줄이 취소, 연기됐다. 여기에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가 5월초까지 50인 이상 행사, 모임 등을 금지하는 권고를 내려 시즌 재개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고진영, 박성현, 김효주는 아예 올 시즌에 한 번도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최혜진. [사진 KLPGA]

최혜진. [사진 KLPGA]

경쟁 자체가 김빠지던 분위기에서 끝내 올림픽 일정 연기까지 결정났다. 아직 올림픽과 관련한 새 판의 기준은 결정난 게 없다. 그러나 올림픽이 1년 뒤로 미뤄 치러질 때 상위 랭커들이 현재의 세계 랭킹을 유지하면서, 경쟁 체제를 그대로 이어가리란 보장도 없다. 반대로 15위 아래에 있는 선수들에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24위 임희정, 27위 최혜진, 32위 조아연 등 젊은 선수들이 대표적이다. 여자 골프 올림픽 출전권 경쟁이 기나긴 싸움으로 다시 시작돼야 할 판이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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