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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연기 합의] 한국 스포츠계도 '1년 뒤' 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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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열린 도쿄올림픽 관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화상회의. [연합뉴스]

지난 19일 열린 도쿄올림픽 관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화상회의. [연합뉴스]

올림픽을 1년 연기해 관중 앞에서 열자.

올림픽 출전 경기단체 설문조사 #응답 경기단체 75% 내년에 개최 #선수 안전, 공정성 문제 등 이유

한국 스포츠계가 바라는 도쿄올림픽의 모습이다. 중앙일보가 올림픽 정식 종목의 국내 경기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여론이다. 도쿄올림픽에 출전하거나 출전 가능성이 있는 종목의 국내 경기단체를 상대로 설문했고, 경기단체 33곳 중 28곳이 응답했다. ^대회 개최 시기 ^관중 입장 여부 ^개최 선결 과제 등 세 가지를 물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도쿄올림픽 연기는 사실상 확정됐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4일(한국시각) 화상 회담을 가졌다. 아베 총리는 회담 후 "올림픽을 1년 정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제안했고, 바흐 의원장도 이에 대해 동의했다. 늦어도 내년 여름까지 도쿄올림픽을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한국 스포츠계가 바라던 대로다. 응답자의 75%인 21명은 '1년 뒤 개최'가 적당하다고 답했다. 안전 문제 때문이다. 김응주 대한레슬링협회 사무처장은 "선수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 올해 9~11월로 연기돼도 코로나가 줄어든다는 보장이 없다. 내년에 하더라도 코로나 위협이 사라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내 개최 주장도 일부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기단체 관계자는 "내년 예정된 국제대회를 취소해야 하고, 예산과 집행계획도 새로 짜야 한다. 일본과 IOC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연내 개최를 주장했다.

공정 경쟁을 위해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한국은 진천선수촌에서 철저한 방역 속에 국가대표 선수들이 훈련 중이다. 반면 외국은 그렇지 못하다. 훈련장을 찾지 못한 선수들이 대회 출전 포기를 공언하고 있다. IOC에 따르면 24일까지 올림픽 본선 출전자의 57%가 결정됐다. 남은 예선을 정상적으로 진행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소정호 대한체조협회 사무처장은 "유럽과 미국은 이제 막 확산하는 추세라 6월까지는 사태가 이어질 거다. 훈련도, 공정한 경쟁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관중과 관련해서는 대체로 "관중 없는 올림픽은 무의미하다"고 답변했다. '무관중 경기'를 주장한 단체는 두 곳이었다. 응답자의 64%(18명)가 '반드시 관중 앞에서 경기해야 한다'고 답했다. 전용태 대한카라테연맹 사무처장은 "올림픽 정신은 스포츠를 통한 상호 이해와 협력이다. 관중 없이 승패만 겨루는 건 무의미하다"며 무관중 경기를 반대했다. 개최 선결 과제로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조언을 구하자'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11명). 일본의 코로나 관련 투명성 확보(8명), IOC 총회서 결정(6회) 등이 뒤를 이었다. 전한진 대한축구협회 사무총장은 사견임을 전제로 "질병 관련 이슈이기 때문에 권위 있는 곳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 입장은 결정된 게 없다. IOC와 일본이 연기를 결정할 경우 대한체육회 등과 협의해서 선수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체육회는 "이미 전부터 다양한 시나리오를 놓고 대비책을 준비 중"이라고 대답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설문 응답 단체(28곳): 대한승마협회, 대한축구협회, 대한체조협회, 대한태권도협회, 대한핸드볼협회, 대한배구협회, 대한골프협회, 대한카라테연맹, 대한유도회, 대한펜싱협회, 대한사이클연맹, 대한양궁협회, 대한복싱협회, 대한근대5종연맹, 대한롤러스포츠연맹, 대한카누연맹, 대한조정협회, 대한테니스협회, 대한배드민턴협회, 대한수영연맹, 대한요트협회, 대한레슬링협회, 대한민국농구협회, 대한사격연맹, 대한산악연맹, 대한조정협회,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대한철인3종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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