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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연기 합의] 트럼프 발언이 분수령, 지난주 사실상 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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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2020년 도쿄올림픽이 1년 정도 연기되는 것으로 합의됐다. 결정적 역할을 한 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사이 힘겨루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IOC 손을 들어준 셈이기 때문이다.

도쿄올림픽 1년 연기 합의까지 #13일 트럼프 대통령 연기론 ⑤언급 #아베 총리 부인했지만 여론 선회 #바흐 IOC 위원장 결심, 최종결론

도쿄올림픽이 내년으로 미뤄졌다. [로이터=연합뉴스]

도쿄올림픽이 내년으로 미뤄졌다. [로이터=연합뉴스]

 IOC가 사실상 도쿄올림픽의 연기를 결정한 건 17일 집행위원회다. 그리고 이 결정에 힘을 더한 건 13일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도쿄올림픽을 무관중으로 치르는 것보다, 1년 늦추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외신을 통해 도쿄올림픽 취소 또는 연기 가능성이 제기된 건 지난달부터다. 당시만 해도 대개 체육계 인사들 발언이었다. 영향력 있는 국가 지도자가 올림픽 일정과 관련해 직접 언급한 건 트럼프가 처음이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곧바로 "대회 일정을 바꿀 계획이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설왕설래는 계속됐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정부 내에서도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을 살려, 미·일이 함께 1년 연기 안을 공동 제안하면 어떻겠냐’는 말이 나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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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는 17일 집행위 회의가 직후 "올림픽이 4개월 이상 남은 현재로서는 어떠한 추측도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며 모호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그 당시 이미 IOC는 연기 시나리오를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20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정상 개최를 추진한다. 하지만 다른 시나리오를 고려하고 있다"는 말로 달라진 기류를 전했다. 이어 22일 로이터가 "도쿄올림픽조직위가 연기 관련 초안 마련 준비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결국 IOC는 22일 긴급 집행위원회를 열어 "시시각각 변하는 세계적인 보건 상황과 올림픽에 대한 영향 평가를 완료하기 위해 올림픽을 연기하는 시나리오를 포함한 세부적인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인정했다. 도쿄올림픽 연기는 급물살을 탔고, 결국 일주일 만에 '1년 연기'라는 결과가 공식 발표됐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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