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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연기 합의]'올림픽 사격 금 4' 진종오 "선수 위한 연기, 잘한 선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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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사격에서만 금메달 4개를 딴 권총황제 진종오. 김상선 기자

올림픽 사격에서만 금메달 4개를 딴 권총황제 진종오. 김상선 기자

“올림픽 연기 합의는 잘한 선택이다. 올림픽도 중요하지만, 선수와 그들 가족의 건강이 우선이다.”

'올림픽 연기 합의' 선수 및 체육계 반응 #진종오, 공정성에서도 좋은 일 반응 #농구 박지수 "취소는 되지 않아 다행" #유도 금호연 감독 "선수들 득실 달라"

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를 딴 ‘권총 황제’ 진종오(41·서울시청)는 ‘도쿄 올림픽 1년 연기 합의’를 반겼다. 그는 “전 세계가 난리다. 외부 활동 자제하고 하루 빨리 바이러스를 잡는 게 우선이다. 안일하게 생각하거나 질질 끌면 선수 입장에서는 심리적으로 불안할 수밖에 없다. 올림픽은 세계 평화를 위해 시작한 건데, 서로 상대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황이다. 하루라도 빨리 결정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평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사격장은 폐쇄된 상황. 국가대표 선발전도 연기됐다. 진종오는 “나는 개인훈련을 하지만, 모두가 공평하게 훈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림픽 정신과도 맞지 않는다. 올림픽은 몇 달 훈련하고 나가는 ‘동네 잔치’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진종오는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3회 연속으로 사격 남자 50m 권총을 제패했다. 2012년에는 10m 공기권총 금메달도 땄다. 도쿄 올림픽에서는 남자 50m 권총 종목이 폐지돼, 그는 10m 공기권총과 혼성 10m 공기권총에 도전한다.

“만약 도쿄올림픽이 올해 7월에 강행됐다면 보이콧도 고려했을까”라는 질문에 진종오는 “고민 안 할 수는 없었을 것”라고 대답했다. 1년 연기 합의로 내년에 올림픽에 도전할지를 묻자 “당연하다”고 답했다.

여자농구대표팀 센터 박지수. [중앙포토]

여자농구대표팀 센터 박지수. [중앙포토]

여자농구 대표팀 센터 박지수(22·청주 KB)는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추세에서, 사람들이 모이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거다. 여자 프로농구도 무관중 경기를 하다가 결국 조기 종료했다. 선수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다. 미국 프로농구(NBA) 선수들도 감염되는 걸 보며 (연기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여자농구는 올림픽 티켓을 어렵게 땄다. 만약 취소됐다면 억울하겠지만, 연기 합의는 어느 정도 이해한다”고 말했다. 한국 여자농구는 지난달 세계예선에 12년 만에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박지수는 “개인적으로는 요즘 허리가 좋지 않았는데, 몸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 생긴 셈이다. 좋은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복잡한 기분이다”고 말했다.

유도남자대표팀 금호연 감독. [중앙포토]

유도남자대표팀 금호연 감독. [중앙포토]

금호연(50) 유도 남자대표팀 감독은 올림픽 1년 연기 합의에 대해 “1월부터 올림픽 출전권 확보를 위해 유럽을 오갔는데, 당시에는 우리 선수단이 마스크 쓴 걸 이상하게 쳐다봤다. 두 달 사이 상황이 이렇게 변할지 몰랐다. 당황스럽지만 그 누구도 원망할 수는 없다. 바이러스를 원망할 수도 없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도는 몸을 맞대는 종목이라 (감염을) 걱정했다. 올림픽은 영광스러운 자리다. 선수들은 4년, 길게는 8년을 준비했다. 언제 열리더라도 (올림픽 출전을) 피하고 싶은 선수는 없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1년 연기에 따른 한국 선수들의 손익에 관해 묻자 금 감독은 “유도는 축구(23세 이하 출전)와 달리 나이 제한이 없다. 선수마다 득실이 다를 거다. 노장은 1년 늦어져 힘들 수 있고, 젊은 선수는 좀 더 성장할 테니 좋을 수 있다”고 답했다. 또 “우리는 시합기-휴식기-강훈련기-약훈련기의 4단계 준비 시간표를 짠다. 현재는 경기가 없어 강훈련기다. 진천선수촌이라는 훌륭한 훈련장이 있는 만큼 계속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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