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보건실서 밥 먹고 친구랑 멀찍이…코로나19 급식 메뉴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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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28일 대구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초등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뉴스1]

지난 1월28일 대구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초등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뉴스1]

학교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급식실 대신 교실에서 급식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점심시간은 최대 2시간까지 늘어난다.

서울교육청 '신학기 급식 운영방안' 발표

23일 서울시교육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신학기 학교급식 운영 방안'을 발표했다. 다음 달 6일 개학을 앞둔 학교에서 급식을 통해 코로나19 감염이 이뤄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대책이다.

시교육청은 많은 학생이 모여서 식사를 하는 급식실 대신 교실에서 급식하라고 권고했다. 한 공간에서 많은 학생이 식사하면서 침방울·접촉을 통해 대량 감염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현재 서울 시내 초·중·고교 1335곳 가운데 77.7%(1037곳·교실 배식 병행 포함)가 급식실을 운영하고 있다.

급식실보다 상대적으로 배식이 불편한 교실 환경을 고려해 식당 구성도 조정한다. 일반적으로 밥과 국, 반찬 3~4가지가 나오는 현재 식단 대신 일품요리를 넣거나 과일·우유로 대체하는 방안이다. 이를 위해 당분간 급식 영양관리기준을 완화한다.

교실 안에서 학생 사이에 거리를 벌리기 위해 한 줄 앉기가 이뤄지지만, 교실의 한정된 공간을 고려할 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반 학생 수가 많아 한 번에 한 줄 앉기가 어려운 학급은 보건실·특별교실·유휴교실 등을 임시 식당으로 활용해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간 확보를 위해 배식은 교실이 아닌 복도에 임시 배식대를 설치해 진행한다.

급식실 배식을 선택한 경우 학생들이 마주 앉지 않게 자리를 배치한다. 식탁의 한쪽에만 앉거나, 학생들이 교차로 앉아 침방울이 튀는 것을 가급적 줄이기 위한 조치다. 또한 학교마다 환경에 맞는 가림막을 식탁에 설치할 예정이다.

현재 학년별 2교대로 이뤄지는 배식을 3~4교대로 늘려 같은 시간대에 함께 식사하는 학생 수를 줄이는 '시간 분리'도 이뤄진다. 이를 위해 하루 배식시간을 최대 2시간까지 늘린다. 늘어난 시간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어르신 일자리' 참가자가 투입돼 배식을 지원한다.

시교육청은 당분간 저녁 급식은 중단해달라고 권고했다. 다만 야간 자율학습을 하거나 기숙사에서 아침·저녁 급식을 제공하는 경우는 예외로 뒀다.

'운영 방안'은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학교별 급식 운영은 개학 후 학부모 조사와 교내 회의를 통해 정해진다. 교육청은 학교·학부모가 논의해 등·하교 시간이나 쉬는 시간, 시간표를 조정하도록 했다. 또한 급식을 원하지 않는 학생의 경우 도시락 등으로 대체할 수 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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