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대, 공적마스크 사각지대 유학생에게 마스크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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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경기대학교가 공적 마스크 구매 사각지대에 놓인 외국인 유학생에게 마스크를 나눠주기 시작했다.

총학 건의 받아들여 주 2매씩 #건보 가입 못한 1200여 명 혜택

경기대는 학교가 비상용으로 갖고 있던 마스크 3000장을 16일부터 외국인 유학생에게 주당 2매씩 나눠주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외국인 유학생이 대부분 건강보험 미가입 상태라 공적 마스크를 구매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경기대에 따르면 최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조영훈 총학생회장(스포츠건강과학 전공)이 이 방안을 건의했고, 김인규 총장이 수용했다. 경기대 관계자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굉장히 좋아하면서 ‘고맙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경기대는 수원시로부터 마스크 500장을 지원받은 데 이어 앞으로 관계 당국과 협의해 마스크를 추가로 확보한 뒤 계속 나눠줄 계획이다. 경기대에는 33개국 1500여 명의 외국인이 유학 중이며 현재까지 1200여 명 정도가 입국한 상태다.

외국인은 건강보험에 가입돼 있거나 외국인등록증이 있어야 공적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외국인 유학생은 건강보험 미가입상태다. 사보험 대비 비싼 보험료(월 5만원 정도) 등을 이유로 의무가입 제외를 요구하면서 내년 2월말까지 적용 유보 대상으로 분류돼 있어서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외국인 유학생과 외국인등록증이 없는 미등록 외국인들은 공적 마스크를 구매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체류 외국인 유학생은 14만여 명, 미등록 외국인은 39만여 명이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기 때문에 불법체류자나 건강보험 미가입자들도 마스크에 대한 접근이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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