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도 한국 성장률 전망 대폭 하향···1.4%P 깎아 0.8%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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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올해 성장률이 0%대 머물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충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분석이다.

피치·JP모건, 0.8%로 전망 하향

코로나19로 소비가 줄면서 휴업하는 가게가 늘고 있다. 사진은 17일 오후 서울 서촌 골목. 연합뉴스

코로나19로 소비가 줄면서 휴업하는 가게가 늘고 있다. 사진은 17일 오후 서울 서촌 골목. 연합뉴스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19일(현지시간)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0.8%로 낮춘다고 밝혔다. 한꺼번에 무려 1.4%포인트를 하향 조정한 것이다. 피치는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한국 경제가 상반기에 침체 국면에 진입한 뒤 하반기에 다소 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1분기(-0.6%)와 2분기(-0.9%)에는 각각 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3분기와 4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0.9%, 0.8%로 전망했다.

피치는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는 대외 무역 비중이 크고 국제적, 지역적 가치 사슬에 속해 있어 코로나19의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며 "중국으로부터의 제조업 중간재 투입 규모는 한국 GDP의 6%에 달해 우리가 경제 전망을 하는 국가 중 위험 노출도가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식당과 영화관 등 공공장소를 기피하는 데 따른 소비 감소도 성장률 저하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꼽았다.

그래픽 = 신재민 기자

그래픽 = 신재민 기자

글로벌 투자은행(IB)인 JP모건도 20일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0.8%로 하향 조정했다. 역시 당초 전망치(2.3%)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큰 폭의 수정이다. 노무라증권은 이미 지난 6일 한국 성장률이 0.2∼1.4%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1분기 한국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의 성장률이 0%대 성장 또는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은 금융위기 영향이 컸던 2009년(0.8%), 외환위기였던 1998년(-5.5%), 2차 석유파동이 있었던 1980년(-1.7%)뿐이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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