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갔던 70대 남성과 연관?...울산 산불 현장서 시신 1구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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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산불 진화하는 소방대원들. 연합뉴스

울산 산불 진화하는 소방대원들. 연합뉴스

큰 산불이 났던 울산시 울주군 청량면 화재 현장에서 20일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시신 1구가 발견돼 경찰이 조사하고 있다.

20일 울주군 청량면 산불현장에서 시신 발견 #하루 전날 등산갔던 70대 아파트 주민 실종 #경찰, DNA와 부검 통해 시신과 산불 관련 조사

20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10분쯤 울주군 청량면 쌍용하나빌리지아파트 뒷산 등산로에서 화재에 훼손된 시신 1구가 발견됐다. 이 아파트와 인근 주택가는 전날 오후 1시 47분쯤 웅촌면 대복리 한 야산에서 시작된 산불이 확산하면서 주민 4000여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던 곳이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시신이 신원을 추정할 수 있는 소지품 등이 모두 불에 타버린 상태여서 신원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하루 전날 실종 신고가 들어온 70대 남성과 연관성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쌍용하나빌리지아파트에 거주하는 이 남성은 19일 오후 3시쯤 등산을 하러 간다며 집을 나선 뒤 귀가하지 않아 가족이 같은 날 오후 8시쯤 실종신고를 한 상태다. 울주경찰서 관계자는 “70대 실종 남성이 산으로 갔다는 등산로 인근에서 시신이 1구가 발견돼 연관성을 조사할 계획이다”며 “현재 시신이 지문 등이 남아 있지 않아 DNA 검사와 함께 화재가 사망 원인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부검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19일 오후 울산시 울주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바람을 타고 번지면서 청량읍 삼정마을 인근 야산에까지 불길이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오후 울산시 울주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바람을 타고 번지면서 청량읍 삼정마을 인근 야산에까지 불길이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산불은 발생 이틀만인 20일 오전 11시쯤 대부분 진화됐다. 공무원과 소방관 등 5000여명과 헬기 50여대가 동원돼 밤낮으로 진화작업을 벌인 결과였다. 산불 피해 규모는 200㏊ 정도로 추정된다. 산림당국 관계자는 “큰 불길은 잡혔지만 바람 때문에 다시 불씨가 살아날 수도 있어 현재 잔불 정리를 계속하고 있다”며 “정확한 산불 발생 원인과 피해 규모도 추가로 더 확인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산불 진화 과정에서 울산시가 임차한 민간 헬기 1대(기종 벨 214-B1)가 인근 저수지로 추락했다. 헬기에는 기장 A씨(55)와 부기장 B씨(47) 등 2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기장 A씨는 다행히 탈출에 성공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지만, 부기장 B씨는 실종 상태다.

울주경찰서는 부기장 수색이 마무리되고 기체 인양 작업이 완료되면 국토교통부 산하 항공철도조사위원회와 공조해 조사에 나선다. 사고 원인이 나오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울산=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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