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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콥터 트럼프' 뜬다, 미국인 1인당 2주내 1000달러 지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헬리콥터 트럼프’가 출격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최대 1조2000억 달러(약 1500조원)에 이르는 경기부양을 마련 중이라고 블룸버그 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17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 GDP 5%를 초과하는 초대형 재정 패키지 준비 중이다. #사실상 기본소득 120만원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영국은 피해 중소 상공인에게 현금 주는 방식을 쓰기로 했다. #중국도 사상 최대 경기부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1인당 현찰 1000달러 정도를 지급하는 경기부양 패키지를 준비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1인당 현찰 1000달러 정도를 지급하는 경기부양 패키지를 준비하고 있다..

트럼프의 부양 패키지는 지난해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5%를 웃돈다. 의회를 통과하면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직후에 마련된 8500억 달러짜리 경기부양을 능가할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의 패키지에는 경계 하나를 허무는 정책이 포함된다. 바로 미국 개인이나 중소 상공인들에게 직접 달러는 주는 정책이다. CNBC는 “현찰을 주거나 세금을 깎아주는 부양 규모가 5000억~5500억 달러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2주 안에 미국인 1인당 1000달러 준다  

WSJ는 “5000억~5500억 달러 가운데 트럼프가 미국인에게 직접 주는 달러는 2500억 달러에 정도 된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의회가 승인하면 미국인 1인당 1000달러(약 120만원) 정도를 받는다. 트럼프가 헬리콥터로 돈을 뿌릴 채비를 하고 있는 셈이다.

경제분석회사인 IHS마킷 나리먼 베라베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이름표가 무엇이든 미국인에게 직접 달러를 주면 2차대전 이후 최초로 현찰 지급방식 경기부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로 가장 타격이 큰 중소 상공인들을 위한 대책도 패키지에 들어 있다. 2000억~3000억 달러에 이르는 금융지원이다. 또 파산 위기에 몰려 있는 미 항공사들을 위해서는 구제금융 500억~1000억 달러가 준비되고 있다.

Fed는 자회사 설립해 기업어음까지 사들인다 

트럼프 부양 패키지가 정책화하면, 경기부양 원-투 펀치(통화-재정 정책)가 총동원된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이틀 전인 15일 파상적인 통화완화를 결정했다. 제로금리 정책을 다시 채택했다. 네 번째 양적 완화(QE)를 시작했다.

게다가 Fed는 “5000억 달러를 시중은행 급전 조달시장인 환매조건부채권(Repo) 시장에 16일 주입했다”고 발표했다. 하루 뒤인 17일에는 자회사를 세워 기업어음(CP)을 사들이는 방안을 내놓았다.

중앙은행이 자회사를 설립해 특정 분야에 직접 돈을 빌려주는 일은 1970년대 이전에는 가끔 있었다. 영국 중앙은행이 1940년대 세운 ‘상공금융공사(ICFC)’가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1980년 신자유주의가 정책의 교리로 자리 잡으면서 중앙은행 자회사 설립은 금기가 됐다.

하지만 사정이 다급해지자 파월은 실용적인 접근을 채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시중은행을 중간에 내세워 일선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방식을 단숨에 뛰어넘었다.

중국도 사상 최대 경기부양에 나설 전망이다 

‘헬리콥터 트럼프’ 방식 경기부양은 미국에서만 준비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날 영국 정부는 3300억 파운드(약 500조원)에 이르는 경기부양을 발표했다. 영국 GDP의 15%에 달한다.  이 가운데는 중소 상공인에게 2만5000파운드(약 3750만원)에 이르는 현금 지원도 들어 있다. 영국은 트럼프가 검토 중인 국민에게 직접 주는 방식이 아닌 피해 중소상공인을 지원해 일자리를 유지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주요국이 경기부양을 마련하거나 발표하면서 이제 관심은 글로벌 부양 패키지가 2009년을 능가할지에 쏠리고 있다. 당시 세계는 글로벌 GDP의 12%에 이르는 6조5000억 달러 규모의 부양을 단행했다. 명목 금액으론 역대 최대 패키지였다.

당시 중국이 4조 위안에 이르는 재정을 풀었다. 직전인 2008년 중국 GDP의 13% 가까이 되는 부양이다. 프랑스 인시아드대 안토니오 파타스 교수(경제학)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바이러스 사태가 중소 상공인을 가장  힘들게 한 점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라며 “중국 정부가 2009년 패키지보다 큰 경기부양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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