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외국인 1조 '팔자'에 1670대 후퇴…코스닥은 2% 반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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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세계 각국의 '돈 풀기'에도 국내 금융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코스피 지수는 2% 넘게 하락해 1670선으로 후퇴했고 원화값은 달러당 1240원대로 급락했다.

 17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17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17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42.42포인트(2.47%) 내린 1672.44로 장을 마감했다. 2011년 10월 5일(1666.52) 이후 8년 5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시작부터 불안했다. 지난 밤 뉴욕증시가 폭락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12.93%)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11.98%), 나스닥 지수(-12.32%)가 일제히 급락했다.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 낙폭이다.

이런 분위기는 고스란히 한국 증시로 전달됐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4.32% 급락한 1640.84로 출발한 뒤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 장중 1637.88까지 밀렸다. 개인과 연기금 매수세에 낙폭을 줄여 한때 1722.97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이내 하락세로 전환했다. 외국인이 1조92억원가량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과 기관 투자가는 각각 6000억원, 3500억원가량 순매수했다.

코스피 지수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코스피 지수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코스닥 지수는 외국인 매수세(2400억원)에 힘입어 5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전날보다 10.22포인트(2.03%) 오른 514.73으로 마감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경기 둔화 우려가 큰 상황이라 외국인이 대형주에 대해선 보수적인 시각을 보이는 반면 유동성이 풀리는 상황에서 수혜를 볼 수 있는 코스닥 제약·바이어 업종은 많이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화값은 가파르게 떨어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가치는 전날보다 17.5원 하락한(환율은 상승) 달러당 1243.5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당 1240원대를 기록한 건 2010년 6월 11일(1246.1원) 이후 10년 만이다. 소병은 NH선물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외국인 매도세가 거세 원화 가치 하락세가 가팔랐다"고 말했다. 시장 금리의 지표가 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69%포인트 내린 연 1.030%에 장을 마쳤다. 안전자산인 금값은 하락세다. 이날 KRX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88% 내린 5만9610원으로 마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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