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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건설 권홍사 "조원태에 배신감"···한진 "권 회장이 협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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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사 회장 “한진칼 지분 매입은 단순투자”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중앙포토]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중앙포토]

조현아 전 대한항공 총괄부사장, 사모펀드 KCGI와 함께 한진그룹 이른바 ‘3자 연합’을 구성해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 뛰어든 권홍사(76) 반도건설그룹 회장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정면 비판하며 원색적인 표현으로 분노를 표명했다.

중앙일보는 16일 권홍사 회장이 지난해 조원태 회장을 만나 한진그룹 경영 참여를 요구했다는 사실을 단독 보도했다. 권 회장이 한진그룹 대주주를 만나 ▶본인을 한진그룹 명예회장으로 선임하고 ▶한진칼 등기임원·공동감사로 선임하고 ▶한진그룹 소유의 부동산 개발을 제안했다는 내용이다. ▶[단독]단순투자라던 반도건설 회장 "한진 명예회장 달라" 논란

1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된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영결식에서 조원태 회장 등 유가족이 영결식장으로 향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1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된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영결식에서 조원태 회장 등 유가족이 영결식장으로 향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반도건설은 이날 반론문을 통해 권홍사 회장이 조원태 회장을 만난 이유는 경영 참여를 요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조 회장의 아버지(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타개를 위로·격려하기 위해서’라고 반박했다.

권 회장이 명시적 경영 참여를 요구했다면 공시 위반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이에 대해서 권 회장은 ‘당시 한진칼 지분 매입의 목적은 단순투자였다’며 ‘경영 참여 요구는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배신감에 할 말을 잃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중앙포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중앙포토]

권 회장 측은 또 조원태 회장 측이 불법으로 대화를 녹음했다고 주장했다. 이 녹취록을 바탕으로 ‘악의적으로 권 회장의 취지를 왜곡하고 편집해 악용했다’는 것이다.

나아가 권 회장은 ‘(조원태 회장에 대한) 배신감에 할 말을 잃었다’며 ‘도와달라고 만남을 요청해 놓고, 몰래 대화 내용을 녹음해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대기업 총수가 할 일인가?’라고 했다. 여기에 조원태 회장이 ‘학력 위조의 범죄 행위를 서슴지 않았던 인물’이라며 개인적인 비난까지 덧붙였다.

이에 대해 3자 연합은 “한진그룹이 부분적인 내용을 발췌하는 과정에서 권 회장의 전체적인 취지를 왜곡했다”며 “구체적인 것은 반도건설에 물어보라”고 설명했다.

한진그룹 “반도건설 반론은 허위사실”

반도건설 확인서

반도건설 확인서

반도건설그룹 입장을 밝히자 한진그룹은 16일 오후 8시께 반박문을 내고 진실 공방을 펼쳤다. 이를 통해 반도건설그룹의 주장이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조원태 회장이 먼저 도움을 요청해 만나자고 했다’는 권홍사 회장의 주장에 대해서, 한진그룹은 ‘반대로 권홍사 회장이 먼저 만나자고 요구해 지난해 12월 두 차례에 걸쳐 만남을 가졌다’고 반박했다.

이 만남에서 권 회장이 ‘제안이 아닌 협박에 가까운 요구를 했다’는 것이 한진그룹의 입장이다. 한진그룹은 “한진그룹의 성장·발전에 기여한 바가 없는 권홍사 회장이 한진그룹 명예회장을 운운한 것은 비상식적 행위”라며 “반도건설이 경영 참가 목적을 숨기고 불법적으로 허위 공시한 행위는 자본시장법에서 엄격히 규율하는 시장 질서 교란 행위이자, 자본시장 공정성을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 행위”라고 비난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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