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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이만희 "배도자 되지 말자" 특별편지···신도들 흔들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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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이만희 총회장이 13일 신도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배도자가 되지 말자"고 독려했다. 신천지 관계자에 따르면 총회본부는 이날 이 총회장의 특별편지를 전국 12지파 신도들에게 공문으로 전했다.

이 총회장은 "오늘날 우리는 순교자들이 겪는 고통을 겪고 있다"며 "지금은 큰 환난의 때로 우리는 큰 시험을 치르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성경 일부 구절을 근거로 들며 "요한계시록에 13장에 나오는 배도자가 되지 말고 12장 같은 이기는 자가 되자"고 독려했다.

배도자(背道者)는 '믿음을 버리고 기독교의 가르침을 떠난 사람'이라는 뜻으로 성경 요한계시록은 기독교인에게 환난이 닥칠 때 배도자가 되지 말라고 가르친다. 이 총회장은 끝으로 "할 수만 있다면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를 다 받아야 한다"며 "교회가 정상화 될 때 바이러스 없는 자들만 들어와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회장은 신천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폭증의 한 축으로 지목되고 국가의 방역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신도들에게 꾸준히 '특별편지'를 보내고 있다.

그는 지난 9일에도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특별편지를 보내고 "14만 4000명이 인 맞음으로 있게 된 큰 환난"이라며 "환난이 있은 후 흰 무리(구원 받은 성도)가 나온다고 했으므로 이것이 이뤄지는 순리"라고 주장했다.

이 총회장의 특별편지는 지난 8일에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이 총회장의 잦은 특별편지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흔들리는 신도들을 다잡으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천지 관계자는 "이 총회장은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성도에게 특별편지를 자주 보냈다"며 "특별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배도자가 되지 말라'는 메시지가 신천지를 탈퇴하지 말라는 의미인지 묻자 "성경에서 나오는 배도자가 되지 말자는 뜻일 뿐"이라고 부인했다.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관계자 등이 5일 오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대통령접견요청과 신천지 강제 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신강식 대표자 등은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과 고위 지도부들의 비위 의혹을 공개하고 추가 고발과 함께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중요 자료 확보와 수사범위 확대를 통해 자발적 협조를 얻어 낼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밝혔다. 2020.3.5/뉴스1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관계자 등이 5일 오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대통령접견요청과 신천지 강제 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신강식 대표자 등은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과 고위 지도부들의 비위 의혹을 공개하고 추가 고발과 함께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중요 자료 확보와 수사범위 확대를 통해 자발적 협조를 얻어 낼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밝혔다. 2020.3.5/뉴스1

한편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는 지난 5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대통령접견요청과 신천지 강제 수사를 촉구했다.

신천지 관련 각종 고발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형사6부(박승대 부장검사)는 최근 신천지 측이 정부의 코로나 방역 협조와 관련해 "신천지가 간부급 신도들의 이름을 누락한 명단을 정부에 제출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신천지가 제출한 명단에 대한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행정조사에 착수해 신천지 신도와 시설정보 전체를 확보했다. 서울시는 신천지가 세운 법인에 대한 취소 절차를 밟으며 세무조사를 예고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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