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치료 물질 발견했다는 일양약품…전문가 "검증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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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펙트 실험 결과 [일양약품 제공]

슈펙트 실험 결과 [일양약품 제공]

일양약품이 기존 약품에서 신종 코로나감염증(코로나19) 치료에 쓰일 수 있는 물질을 발견했다고 13일 밝혔다.

일양약품에 따르면 이 업체 연구진은 고려대 의대 생물안전센터 내 생물 안전 3등급 시설(BSL-3)에서 시험관시험(in vitro)을 진행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 질병관리본부에서 분양받은 코로나19 바이러스주에 현재 시판중인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성분명 라도티닙)를 적용했다. 그 결과 투여 48시간 후 슈펙트 투여군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수가 대조군보다 70% 가량 감소했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코로나19 치료제로 거론되는 에이즈(HIV) 치료제 칼레트라나 독감치료제 아비간보다 실험 결과가 좋았다"고 밝혔다.

다만 시판 중인 약물이라도 코로나19 치료제로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시험관시험에서 바이러스 감소를 확인했다고 해도, 기전을 밝혀내야 코로나19 약물로 쓰일 수 있다. 약물이 바이러스를 어떤 매커니즘에 의해 사멸시키는지 밝혀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슈펙트의 경우 바이러스가 아닌 백혈병 치료제이기 때문에, 향후 식품의약안전처와 논의할 때 이 부분이 중요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기전을 밝힌 이후에도 동물실험과 임상시험을 거쳐야 한다. 정부 출연연구기관 관계자는 "당장은 동물실험도 어렵다"며 "코로나19 약물을 시험할 수 있는 쥐가 본격적으로 연구실에 배포되려면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0개월 정도 걸린다"고 밝혔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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