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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없는 봄'이 어색한 추신수 류현진 김광현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험에 메이저리그(MLB)가 13일(한국시각) "남은 시범경기를 취소하고, 이달 말 예정인 정규시즌 개막도 2주 이상 미룬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국인 메이저리거들도 시즌 준비에 새 국면을 맞이했다.

 세인트루이스 선발 경쟁에서 앞서 있던 김광현에게 개막전 연기는 작지 않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세인트루이스 선발 경쟁에서 앞서 있던 김광현에게 개막전 연기는 작지 않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현재로서는 4월 초중순에 MLB가 재개될 거라고 장담할 수 없다. 전체 일정이 한 달 이상 지체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 미국 플로리다와 애리조나에서 훈련 중인 MLB 30개 구단은 현지 시설을 개방해 선수들의 훈련을 도울 계획이다. 이 기간 팬들의 훈련장 접근은 금지한다.

새 팀에서 새 야구 인생을 시작하는 류현진(33·토론토)과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도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특히 지난겨울 KBO리그에서 MLB로 이적한 김광현으로서는 페이스 유지가 관건이다. 김광현은 플로리다 주피터에서 동료들과 훈련을 이어간다. 지역지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는 13일 '세인트루이스의 마이크 실트 감독과 마이크 매덕스 투수 코치가 회의를 열고 새로운 훈련 일정을 짤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12일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가 예상한 세인트루이스 선발진은 잭 플래허티, 다코타 허드슨, 애덤 웨인라이트, 카를로스 마르티네스, 김광현이다. 4~5선발을 놓고 김광현은 마르티네스와 경쟁 중이었다.

김광현은 네 차례 시범경기에서 8이닝 5피안타 11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하며 마르티네스(13이닝에서 8실점)를 앞서 있었다. 그러나 시범경기가 취소되고 개막이 연기되면서, 리그 개막에 앞서 선발 경쟁을 다시 치러야 할 수도 있다. 게다가 4월 말에는 선발 요원 마일스 마이컬러스가 돌아온다.

김광현은 시범경기에서 시속 150㎞가 넘는 빠른공과 슬라이더, 커브 등을 활용해 인상적인 피칭을 했다. 걱정이었던 제구에도 문제가 없다는 걸 보여줬다. MLB 데뷔 시즌에 맞춰 한껏 끌어올린 페이스를 유지하는 게 휴식 기간의 과제로 떠올랐다.

LA 다저스에서 7년 생활을 마무리하고 토론토로 이적한 베테랑 류현진은 입지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이미 구단은 그를 1선발로 낙점하고, 시범경기 등판 일정까지 스스로 결정하게 했다. 류현진은 오는 15일 탬파베이와 시범경기에 등판하지 않고, 전력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이너리그 등판을 선택했다. 그러나 시범경기가 취소돼 류현진은 플로리다 더니든에서 동료들과 훈련할 전망이다.

개막이 연기됨에 따라 류현진도 플로리다 캠프에서 훈련을 이어갈 전망이다. [연합뉴스]

개막이 연기됨에 따라 류현진도 플로리다 캠프에서 훈련을 이어갈 전망이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여파가 커진다면 MLB 시장에도 타격을 줄 전망이다. 관중 감소, 경기수 축소가 불가피하다. 그런 면에서 류현진(4년 8000만 달러)과 김광현(2년 최대 1100만 달러)은 지난겨울 계약을 마무리한 점은 다행이다.

추신수는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며 MLB 사무국의 개막전 연기를 결정을 지지했다. [연합뉴스]

추신수는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며 MLB 사무국의 개막전 연기를 결정을 지지했다. [연합뉴스]

유례없는 개막 연기에 MLB 관계자들도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미국 생활 20년째를 맞는 추신수(38·텍사스)도 애리조나 서프라이즈 훈련지에 남아 야구 없는 '어색한 3월'을 보내게 됐다. 추신수는 포트워스 스타 텔레그램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정말 야구를 사랑한다. 더구나 올해는 텍사스와의 계약 마지막 해"라며 "하지만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 MLB 사무국이 옳은 결정(시범경기 중단과 시즌 개막 연기)을 했다"고 말했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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