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기습펀치에 호랑이 KO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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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대전=권오중 기자】 89한국시리즈가 26일 초전부터 에이스가 맞부딪치는 전면전의 양상으로 흥미를 폭발시켰다. 해태는 89MVP에 빛나는 투수3관왕 (다승·방어율· 승률) 선동렬 (선동렬) 을, 빙그레는 16승 (다승3위) 을 거둔 최고의 컨트롤을 구사하는 이상군(이상군) 을 각각 투입했다.
그러나 결과는 「무조건 이긴다」 는 선이 충격적인 완패를 당하고 빙그레가 4-0으로 예상외의 대승을 거뒀다.
해태로선 최고의 투수 선은 투입하고도 완패 당해 앞으로의 경기가 매우 부담스럽게 됐다. 해태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후 덕아웃에서 1시간 가량 침통한 모습으로 앉아있었다.
선동렬. 김응룡 (김응룡)감독으로서는 시즌 말부터 이날을 위해 보배처럼 아껴온 존재이며 지난해 한국시리즈 1차 전에서 빙그레에 14개의 삼진 (코리언시리즈기록)을 빼앗으며 완봉승을 거둔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빙그레는 이날 선의 구질을 철저히 파악, 직구는 버리고 커브를 때린다는 공략 법 을 구사했으며 선이 빠른 볼로 현혹하고 커브로 삼진을 잡는 버릇에 교묘하게 대응했다.
빙그레는 1회말 선두타자 이강돈 (이강돈) 이 선의 3구째 커브를 마음껏 노려 쳐 이날 승부를 가름하는 홈런을 뽑아냈고 8회 말 페넌트레이스 수위타자인 3번 고원부 (고원부) 의 중전안타와 5번 강정길 (강정길) 의 4구로 만든 2사1, 2루에서 6번 김상국 (김상국) 이 전진수비를 하던 해태 우익수- 김종모 (김종모)의 키를 넘기는 통렬한 2타점 2루타를 터뜨린 후 이어 해태3루수 한대화 (한대화)의 1루악송구 등에 편승해 대거 3득점, 4-0으로 점수 차를 벌려 승부를 결정지었다. 선동렬은 85년 한국시리즈 출전이후 첫 패배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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