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은 6일 최근 민주·진보진영에서 거론되는 4·15 총선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에 더불어민주당이 참여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 이사장은 이날 유튜브 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민주당이 난감한 게 (비례 연합 정당에) 들어올 정당이 없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 확실하다. 미래당이 들어온다고 해서 연합 비례 정당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결국 비례 연합 정당이 만들어진다면) 민주당의 비례정당이 되는 것”이라며 “제가 볼 땐 민주당의 연합 비례 정당 (참여는) 안 된다고 봐야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취재를 해보니 민주당은 정의당과 어떻게 같이 할지 많이 고민했고 연합비례정당에서 민주당 추천 후보는 후순위로 7명만 하자는 것을 검토했다”며 “이게 ‘플랜 A’인데 좌절됐다”고 전했다.
유 이사장은 “민주당의 ‘플랜 B’는 아예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고 민주당 성향의 비례전문당을 포함해 정의당·녹색당 등 ‘우리와 함께할 정당’을 찍어달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플랜 C’는 소수지만 비례 후보를 내고 보수 정당의 횡포를 저지하기 위해 다른 당에도 투표해달라고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이사장은 이어 “‘플랜 D’는 '플랜 B’의 변종인데, 민주당은 비례 후보를 내지 않고 민주당에 비례 공천을 신청한 후보들을 바깥에 만드는 당으로 갈 수 있게 허용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바깥에 만드는 당이) 사실상 민주당 비례정당처럼 될 수 있는데, 보수 언론이 공격하면 할수록 민주당의 비례정당인 것이 확실해져 대박이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의당이 연합정당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에 대해 “민주당은 현실주의가 강한 정당이라면 정의당은 훨씬 더 강한 이상주의를 가진 정당”이라며 “의석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현실적 이익 때문에 지금까지 주장해온 자신들의 이상을 버리는 게 되기 때문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비례 득표와 관련해 민주당이 정의당을 조금 세게 밀어주고, 정의당은 민주당과 지역구 경합지역에서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압력이 올 때 정의당은 외면할 수 없을 것”이라며 “제가 취재한 바로는 정의당도 그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유 이사장은 또 “저는 민주당이 지역구에서만 150석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어렵긴 하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며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정당 지지율 격차가 유지되고 있고, 박근혜 전 대통령 편지가 나온 이후 중도 보수 표를 모으는 국민의당 지지율이 올라가 지지율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 전 대통령 ‘옥중서신’ 고발은 지나쳐”
유 이사장은 “민주당을 취재 중 인상이 깊었던 것은 김대중 대통령이나 노무현 대통령이었으면 어떻게 하실까, 이런 생각을 많이 한다더라”라고 전했다. 또 “민주당은 내심 보수 진영 다 합쳐서 의석수가 120개 밑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정의당은 이상주의적 분위기인 것과 상황 판단이 민주당이랑 다른 것이 (비례정당을 선택하지 않는) 큰 원인”이라며 "정의당은 비례정당이 아니더라도 비슷한 선거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또 비례한국당과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싸우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유 이사장은 “민주당이 정의당을 조금 세게 밀어주고, 정의당의 경우 민주당과 지역구 경합지역에서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압력이 오면 외면할 수 없다”며 “정의당도 그 점을 염두에 뒀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에 대해서는 “통역해보자면 ‘문재인 정권이 나라를 망치고 있다’면서 자기가 있을 때 서 있던 나라가 지금은 쓰러졌다고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 정도 이야기는 할 수 있고 이 분이 편지 쓰는 건 당연한 권리다.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하는 건 지나치다”고 말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