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찼다"→"분명한 찬스"···YTN, 통합당 발언 왜곡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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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된 YTN 돌발영상 자막. 사진 유튜브 'YTN 돌발영상'

문제가 된 YTN 돌발영상 자막. 사진 유튜브 'YTN 돌발영상'

보도채널 YTN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YTN 돌발영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한 미래통합당 의원의 발언을 잘못 전달해 논란이 불거지자 공식 사과했다.

‘YTN 돌발영상’은 지난 2일 “전쟁이지만 괜찮아?”라는 제목으로 3분 40초짜리 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했다.

해당 영상 초반부에는 코로나19와 관련한 정세균 국무총리,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 등의 발언이 소개됐고 후반에는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의원총회 현장 영상이 담겼다.

‘돌발영상’ 제작진은 “유난히 총선 연기에 강한 어조로 반대하는 미래통합당, 한편으로는 초당적인 협력을 강조하고 나선다”며 “(미래통합당) 회의 직전 이런 목소리들도 포착됐다”고 관련 내용을 소개했다.

영상 2분 50초부터 30초간 이어진 통합당 의원들의 대화에서 한 여성 의원이 “현장에서는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너무 분노가 (크다)”라고 말하자 남성 의원은 “아침에 내가 서 있는데 경적 울리고 헤드라이트를 켜는 게 4년 전보다 훨씬 많아졌어”라고 답한다.

이어 여성 의원이 “지금 분노에 차 있으니까”라고 하자 남성 의원은 “잘 관리만 하면 된다”고 말한다.

이들 대화 중 “지금 분노에 차 있으니까”라는 여성 의원의 발언을 “지금 이게 분명한 찬스니까”라는 자막으로 잘못 전달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네티즌들은 해당 영상에 "그냥 들어도 '분노에 차 있으니까'로 들리는데 영상이 정치적이다", "방송이 장난인가? 너무 편파적", "가짜뉴스" 등의 댓글을 남겼다.

이에 제작진은 3일 오전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고, 같은 날 오후 문제가 된 자막을 수정해 다시 게시한 뒤 사과했다.

제작진은 “어제(2일) 올린 영상에서 발언의 진위를 놓고 논란이 빚어졌다”며 “제작 과정에서 혼선을 드린 점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분명한 찬스니까’와 ‘분노에 차 있으니까’ 둘 중에 어느 것이 맞는지 제작진이 여러 차례 검토한 결과 해당 발언은 후자 쪽에 가깝다고 보고 자막을 일부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통합당 측은 악의적인 보도라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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