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비에 젖은 프로야구 … 더블헤더 우산 쓴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9면

유난히 길었던 장마가 지난해 사라졌던 프로야구 더블헤더(하루에 두 경기)를 부활시켰다.

하일성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은 31일 "올 시즌 정규리그는 9월 5일까지 편성했지만 지금까지 비로 취소된 74경기를 소화하려면 9월 27일까지 일정을 늘려야 한다. 하지만 비가 더 오면 결국 더블헤더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 총장은 "예를 들어 한화가 롯데와 부산에서 4경기를 남기고 있다고 할 경우 3경기를 치른 뒤 다시 다른 곳으로 갔다가 또 부산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그럴 경우에는 차라리 더블헤더로 경기를 마무리하는 것이 낫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크게 보기>

기상청은 올해 장마가 지난 주말로 끝이 났다고 예보했다. 그러나 매년 8월과 9월에 발생하는 태풍은 호우를 동반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비로 취소될 경기는 많을 것으로 보인다. KBO 자료에 따르면 1995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8월과 9월에 내린 비로 취소된 경기는 330게임으로 평균 33게임이나 된다. 적게는 96년 13게임이었고, 많게는 99년 57게임이었다. 따라서 9월 말까지 비가 전혀 오지 않는 기상 이변이 없다면 더블헤더는 불가피하다.

정금조 KBO운영팀장은 "올해에는 제2회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가 11월 9일 시작된다. 적어도 10월 초에는 준플레이오프를 시작해야 하고, 늦어도 10월 말에는 한국시리즈를 끝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KBO는 2004시즌까지 더블헤더를 채택해 왔다. 그러나 선수들에게 많은 부담이 되고 피로 누적과 부상 위험, 관중 감소를 이유로 지난해부터 폐지했다. 더블헤더를 하면 투수층이 엷은 팀이나 주력선수들의 나이가 많은 팀은 불리하다. 또 4강 탈락이 확정된 팀은 다음 시즌을 위해 신인급 선수들을 대거 투입하기 때문에 4강 팀들은 더블헤더에서 쉽게 승수를 쌓을 수 있다.

야구계 일각에서는 더블헤더를 막기 위해 이동일인 월요일에도 경기를 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오지만 이동이 많아 일정을 짜기 쉽지 않다.

성백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