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국인이 쓸 마스크 90%는 중국산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권에 들어선 미국에서 마스크 수요가 급증하면서 마스크 가격도 단기간 내 급상승했다.

코로나 영향권 든 미국...2억7000만장 부족 예상 #"1장에 4달러였던 마스크, 20달러에 팔려" #원부자재 中 의존 많아..."미국 내로 생산 되돌리려 해도 소용없어"

3일 미국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아마존 사이트에서 최근 한 업자는 신종 코로나 확산 전 41.24달러(4만9000원)에 팔리던 N95 방역용 마스크 10개입 한 묶음을 128달러(15만2000원)에 팔았다. 종전 6.65달러(8000원) 하던 마스크 두 장이 당시 가격의 4배인 24.99달러(3만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환구시보는 "미국 휴스턴에선 사람들이 약국 앞에 줄을 서서 마스크를 사고 있으며 현지에서 N95 마스크 가격은 이미 1장당 4달러에서 20달러까지 뛰었다"고 전했다.

문제는 미국이 보유한 마스크가 충분치 않다는 점이다. 미국에선 현재 전략비축물자로 3000만장의 마스크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용 마스크 수요가 3억장에 달하기 때문에 결국 2억 7000만장이 부족한 셈이다.

중국 허베이성의 한단에서 지난달 28일 마스크를 생산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중국 허베이성의 한단에서 지난달 28일 마스크를 생산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환구시보는 "미국은 현재 4곳의 마스크 기업에 미국 본토의 수요를 보장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기업에는 3M과 허니웰 등이 포함된다. 그런데 이들 기업의 공장 대부분은 중국에서 가동 중이다. 환구시보는 "경제가 글로벌화되면서 미국은 상당수의 마스크 공장을 중국으로 이전했다"면서 "미국 마스크의 90%는 중국 공급에 의존한다"라고 보도했다.

환구시보가 3M 본사 홈페이지를 인용해 보도한 데 따르면 3M은 중국에 생산기지 9곳, 기술센터 4곳, 연구개발센터 1곳을 두고 있다. 중국 내 직원은 820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허니웰의 경우 중국에 21곳의 공장을 두고 있다.

중국 상무부 연구원 국제시장 연구소의 바이밍(白明) 부소장은 "중국은 세계 1위의 마스크 생산국이다"면서 "이는 국제적 분업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설사 미국이 마스크 생산 사슬을 자국 내로 되돌리려 해도 소용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필터·부직포 등 원자재를 자체 생산해야 하는데, 생산원가 등을 고려하면 결국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중국 허베이성의 한단에서 지난달 28일 마스크를 생산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중국 허베이성의 한단에서 지난달 28일 마스크를 생산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한편 마스크 부족에 시달렸던 중국은 하루 1억개 이상을 생산할 정도로 생산능력을 단기간 내에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경제망은 2일 중국의 경제계획 총괄 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를 인용해 "지난달 29일 기준 일반용, 의료용 N95 등 중국 전역의 마스크 하루 생산능력과 생산량이 각각 1억1000만개와 1억1600만개가 됐다"라고 보도했다. 이미 생산능력을 초과해 생산하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경제망은 "생산능력과 생산량 모두 1억개를 돌파했다"면서 "이는 지난달 1일과 비교하면 각각 5.2배, 12배 늘어난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2일 오후 대전역에서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시민들이 길게 줄지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행사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코레일, 중소기업명품마루, 중소기업유통센터가 함께 주관했다. 장당 1000원으로 1인당 5개씩 2000명에게 마스크를 판매했다. 뉴스1

지난 2일 오후 대전역에서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시민들이 길게 줄지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행사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코레일, 중소기업명품마루, 중소기업유통센터가 함께 주관했다. 장당 1000원으로 1인당 5개씩 2000명에게 마스크를 판매했다. 뉴스1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