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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배터리 3사, 점유율 30% 첫 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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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LG화학이 지난 1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중국 CATL을 앞질렀다. 지난해 줄곧 1위를 달리던 CATL은 파나소닉(일본)·LG화학에 밀려 3위를 기록했다. CATL을 비롯한 중국 업체의 부진은 배터리 보조금 축소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중국 시장 침체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LG는 중국 CATL 제치고 2위로 #삼성 4위 SK 7위로 순위 상승 #코로나로 중국 부진, 반사이익

한국 배터리 3사는 순위에서 동반 상승했다. SNE리서치는 지난 1월 전 세계에서 팔린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 가운데 LG화학(22.9%)·삼성SDI(5.1%)·SK이노베이션(2.8%)의 점유율 합계가 30.7%를 차지했다고 2일 밝혔다. 이는 2019년 같은 기간(14.2%)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한국 업체들의 합이 30%를 넘은 건 처음이다.

1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업체별 사용량.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1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업체별 사용량.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LG화학의 1월 배터리 사용량은 1671㎽h(메가와트시)로 2019년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증가하며, CATL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1위는 파나소닉(2017㎽h)이었다. LG화학의 시장 점유율은 22.9%로 CATL(21.8%)보다 약 1%포인트 높았다. 삼성SDI는 371㎽h로 22.7% 증가해 글로벌 4위로 두 계단 상승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2㎽h로 역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한국 3사의 성장세는 각 사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는 모델들의 판매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SNS리서치는 분석했다. LG화학은 르노 조에(ZOE), 아우디 E-트론 EV 등의 판매 급증으로 사용량이 급격히 늘었다. 삼성SDI는 BMW 330e, 폭스바겐 파사트 GTE 등의 판매 호조가 성장세를 이끌었다. SK이노베이션은 기아차 니로 EV와 소울 부스터 등의 판매 호조 덕을 봤다.

1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의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7.3GWh로 2019년 같은 기간보다 6.2% 감소했다. 중국 시장 침체가 이어진 탓으로 분석된다. CATL뿐만 아니라 비와디(BYD)와 구오쏸(Guoxuan)·EVE 등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는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CATL은 지난해 파나소닉·LG화학보다 두세 배 앞서 있었지만, 지난 1월엔 3위로 밀려났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승용차정보연석회(CPCA)에 따르면 중국의 1월 자동차 판매량은 2019년 같은 기간보다 20% 감소한 160만 대에 그쳤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향후 중국 시장이 회복되면서 CATL을 비롯한 중국계 업체들이 다시 반격에 나설 것”이라며 “한국 3사에 우호적인 환경이 계속될 것으로 예측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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