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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부산 “대구 환자 보내라” BTS 팬들 티켓 비용 4억 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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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경기도 의왕에 사는 초등학생이 대구동산병원에 보낸 마스크와 손편지. [사진 대구동산병원]

경기도 의왕에 사는 초등학생이 대구동산병원에 보낸 마스크와 손편지. [사진 대구동산병원]

“대구에 할아버지·할머니가 계시는데 코로나19에 안 걸리셨으면 좋겠어요. (의사 선생님들도) 마스크 꼭 끼시고 코로나19를 물리쳐 주세요. 건강하세요.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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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전투 최전선에서 연일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대구시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 1일 모처럼 미소가 번졌다. 경기도 의왕시 모락초등학교 최윤서·예린 학생이 정성스레 쓴 손편지와 함께 마스크를 보내온 것이다. 의료진 관계자는 “어린 천사들의 귀여운 격려에 위로받으면서 질병과 싸워나갈 새로운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대구는 외롭지 않았다. 전국에서 온정의 손길이 답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산병원은 지난달 26일에도 마스크가 든 택배 상자와 함께 익명의 응원편지를 받았다. 남편이 2주간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사용하지 않게 된 마스크를 보낸다고 밝힌 발신자는 “의료진이 한 개의 마스크를 며칠씩 재사용한다는 내용을 보고 안타까웠습니다. 많지 않아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면 좋겠습니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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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코로나19 여파로 오는 4월 예정했던 서울 콘서트를 취소하자 팬들이 이 환불 금액을 재해 방지 목적으로 기부하고 있다. 1일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이하 희망브리지) 발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까지 ‘방탄소년단’ ‘방탄’ ‘BTS’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 등 명의로 접수된 기부가 약 8000건, 4억원에 육박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도 대구 돕기에 나섰다. 대구의 ‘달빛동맹’ 파트너인 광주광역시 의사회는 의사와 간호사 2명, 행정·방역 요원 등 총 6명으로 구성된 ‘달빛 의료지원단’을 대구에 파견하기로 했다. 달빛동맹은 두 도시의 순우리말 이름인 ‘달구벌’과 ‘빛고을’의 첫 글자를 딴 이름이다. 광주시는 또 대구시 경증 확진자를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빛고을전남대병원과 시립제2요양병원으로 옮겨 치료하기로 했다. 부산시도 대구 환자들에게 병상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충북 단양군도 자매결연한 대구시 남구청에 830만원 상당의 생필품을 전달했다.

국외에서도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상하이(上海)시는 “대구시에 전달해 달라”며 의료용 마스크 10만 장과 1회용 마스크 40만 장을 2일 항공편으로 대한적십자사에 보내기로 했다. 사오싱(紹興), 칭다오(靑島), 청두(成都) 등 각 도시와 미국 한인유학생회, 베트남 호찌민 교민회, 상하이 대구·경북기업인협의회 등도 성금 모금을 시작했다.

광주·대구=최경호·진창일·백경서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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