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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20㎝ 면봉을 코·입에 쑥···코로나 검사, 이렇게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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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체 통을 옮기고 있는 의료진. 검체를 채취한 뒤 가운데 큰 통(2차용기)에 넣어, 다시 종이박스에 넣고 아이스박스에 넣어 운송한다. [연합뉴스]

검체 통을 옮기고 있는 의료진. 검체를 채취한 뒤 가운데 큰 통(2차용기)에 넣어, 다시 종이박스에 넣고 아이스박스에 넣어 운송한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신종코로나) 검사, 3월 1일 오전 9시 기준으로 전국에서 9만 6985명이 받았다. 그 중 약 3.6%인 352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국으로 유행이 퍼져나가고 있는 바이러스, 나도 언제 검사대상이 될 지 모른다. 코로나바이러스 검사, 어떻게 하는 걸까?

코로나바이러스는 코 뒤쪽과 목 뒤쪽을 면봉으로 긁어 분비물을 채취해 바이러스가 있는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검사한다. 약 20㎝길이의 긴 면봉 2개로 검사한 뒤, 두 면봉을 하나의 통에 담아 운송한다. 코, 목 두 군데 중 하나라도 양성판정일 경우 바이러스 감염 '양성'으로 판정한다.

면봉 10㎝ 넘게 쑥, 눈물 찔끔·재채기도

보건소에 비치된 신종코로나 검체채취 키트. 가운데 큰 통은 가래를 담는 통이고, 양쪽 2 키트는 코와 목 점막에서 분비물을 채취해 담는 키트다. [연합뉴스]

보건소에 비치된 신종코로나 검체채취 키트. 가운데 큰 통은 가래를 담는 통이고, 양쪽 2 키트는 코와 목 점막에서 분비물을 채취해 담는 키트다. [연합뉴스]

코 검사는 겨울철 독감검사와 비슷하다. 긴 면봉으로 코를 꽤 깊이까지 찌르는데, 5초면 끝나지만,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콧속이 따갑고, 재채기도 종종 난다. 성인의 경우 최소 10㎝는 넣어야 제대로 검사가 된다. 가끔 조금 더 가느다란 검사 도구로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도 0.5㎜도 채 안 되는 도구지만 15㎝ 넘게, 코 뒤쪽 깊이까지 들어간다.

약 20㎝ 길이의 면봉 중 최소 10㎝ 이상이 코 안쪽으로 들어간다. 코를 지나 목으로 넘어가는 부분(비인두)의 점막에서 나온 분비물을 충분히 많이 묻혀야 검사가 정확하게 됐다고 본다. 바이러스 '양성' 인 사람이라도 검사가 제대로 안됐거나 채취한 콧물 양이 모자라면 '음성'으로 나올 수가 있어, 깊숙히 찔러 많은 분비물을 묻혀 내는 게 중요하다. [자료 복지부]

약 20㎝ 길이의 면봉 중 최소 10㎝ 이상이 코 안쪽으로 들어간다. 코를 지나 목으로 넘어가는 부분(비인두)의 점막에서 나온 분비물을 충분히 많이 묻혀야 검사가 정확하게 됐다고 본다. 바이러스 '양성' 인 사람이라도 검사가 제대로 안됐거나 채취한 콧물 양이 모자라면 '음성'으로 나올 수가 있어, 깊숙히 찔러 많은 분비물을 묻혀 내는 게 중요하다. [자료 복지부]

콧물은 밖으로도 흐르는데 굳이 왜 뒤쪽까지 찔러넣어 검사할까? 코 뒤쪽 점막에서 분비물(콧물)이 활발하게 생성되고, 바이러스 농도가 높아 한 번의 검사로 바이러스를 잡아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밖으로 흘러나온 콧물은 다른 오염물질이 묻어있을 확률도 높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일지라도 검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음성’ 판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한 번에 제대로 검사하는 게 중요하다.

목 검사, 구역질·기침 유발 스위치

왼쪽은 코 검사, 오른쪽은 목 검사 예시 자료. 입을 열고 정면으로 보이는 목 뒤쪽 벽에 면봉 끝을 대고 분비물을 닦아내는 과정에서, 기침과 구역질이 많이 나올 수 있다. [자료 국가지정 의과학연구정보센터]

왼쪽은 코 검사, 오른쪽은 목 검사 예시 자료. 입을 열고 정면으로 보이는 목 뒤쪽 벽에 면봉 끝을 대고 분비물을 닦아내는 과정에서, 기침과 구역질이 많이 나올 수 있다. [자료 국가지정 의과학연구정보센터]

목 뒤쪽 검사는 코 검사보다 아프지는 않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 배포하는 검체채취 안내서에는 ‘혀를 누르고 인두후벽에서 분비물을 긁어서 채취’ 한다고 되어 있다. 입을 열었을 때 보이는 목구멍 안쪽 정면의 벽을 긁는다고 생각하면 쉽다. 혀뿌리 가운데 쪽에서 채취하기도 한다. 이 경우도 20㎝ 면봉이 최소 10㎝ 이상 입 안에 들어간다.

목 검사에서 난관은 '구역반사'다. 양치할 때 실수로 깊숙이 칫솔이 들어가면, 나도 모르게 구역질이 ‘웩’ 하고 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원치 않는 이물질이 기도나 식도로 들어가는 걸 막기 위해 입 안쪽, ‘꿀꺽’ 삼킬 때 쓰는 근육이 갑자기 수축하면서 이물질을 내뱉게 하는 반사작용이다. 우리 몸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기본 방어술인 셈이다. 혀뿌리, 입천장, 목젖, 인후두를 건드렸을 때 생긴다.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위해 건드려야 하는 부위가 바로 이 구역반사를 일으키는 '스위치' 격이다. 최대한 조심스럽게 긁어도, 구역질 혹은 기침을 피할 수가 없다. 현장에서 채취할 때는 기침이나 구역반사가 없으면 ‘혹시 너무 얕게 검사한 걸까’ 다시 생각해볼 정도라고 한다. 이런 환경 때문에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조치흠 원장은 "검사하는 의료진은 반드시 '레벨D' 수준의, 최대한의 보호장치를 하고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3중 밀봉해 검사실로

[자료 복지부]

[자료 복지부]

가끔 폐 아래쪽에 바이러스가 얼마나 침투했는지 보기 위해 가래 검사를 할 때도 있다. 경증에서는 가래 자체가 잘 나오지 않아 검사가 어렵고, 주로 중증이나 고령 환자들을 대상으로 할 때가 많다. 식염수로 입 안을 행궈낸 뒤, 무균용기에 가래를 3㎖이상 뱉은 뒤 뚜껑을 닫는다.

코와 목을 검사한 면봉은 바이러스가 죽지 않게 보관할 수 있는 배지가 담긴 통에 담고 끝을 잘라낸 뒤, 뚜껑을 닫는다. 이 통은 70% 에탄올로 소독한 뒤, 종이타올 등으로 감싸서 조금 더 큰 단지처럼 생긴 2차 용기에 넣고, ‘위험물질’ 표시가 적힌 3차 용기(종이박스)에 넣고 또 아이스박스에 넣어 4℃ 이내로 유지하면서 운송한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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