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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서 군산 피신한 부부 확진, 코로나 비상근무 공무원 숨진 채 발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안타까운 사연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27일 전북 군산에서는 작은아들 집에 온 A씨(70)가 전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지 하루 만에 그의 남편(73)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큰아들과 함께 대구에 사는 A씨 부부는 지난 20일 군산에 왔다. A씨는 줄곧 집에 있었지만 23일부터 목이 칼칼하며 기침이 나는 증상이 발현됐다. 다음 날 보건소를 찾아 검사했고 26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강영석 전북도 보건의료과장은 “A씨 부부는 대구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쏟아지는 상황을 염려한 자녀들의 권유로 승용차를 타고 군산에 왔다”고 설명했다.

군산에 오기 전 A씨는 10~18일 사이에 네 차례 대구 시내 한 성당에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은 A씨가 이때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A씨가 코로나19 환자가 많은 대구에서 왔기 때문에 애초 군산시 보건소를 찾았을 때 적극적으로 자가 격리 조치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강 과장은 “앞으로 시정돼야 할 부분”이라면서도 “지침에 의해 의심 환자로 분류된 경우엔 격리 조치를 하지만 (A씨처럼) 그보다 단계가 낮은 조사 대상 유증상자의 경우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전북 전주에서는 코로나19 담당자인 시청 공무원 B씨(43)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B씨의 아내는 경찰에서 “책을 읽다 남편이 있는 방에 가 봤더니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에겐 9세 아들이 한 명 있다.

전주시와 전주완산경찰서에 따르면 전주시 총무과 소속 7급 공무원인 B씨는 코로나19 비상 체제로 돌아가면서 매일 밤 10시가 넘어 퇴근했다. 숨지기 전날도 오후 11시쯤 근무를 마쳤다. B씨는 최근 아내에게 ‘코로나19 비상 상황 때문에 업무가 늘어 힘들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26일 밤 울산 남구의 한 빌라에선 60대 여성이 7층에서 추락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숨진 여성이 신천지 신도인 것을 확인한 보건당국은 남편과 함께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고 부부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남편은 신천지 신도가 아니고 사망자만 신도로 파악됐다”며 “남편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전주=김준희 기자, 울산=백경서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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