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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고무줄 신도수…입장 발표땐 ‘24만’ 명단 넘길땐 ‘21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5일 오후 울산시 남구 무거동 신천지교회 출입문에 시 관계자들이 폐쇄명령서를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오후 울산시 남구 무거동 신천지교회 출입문에 시 관계자들이 폐쇄명령서를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21만명 대 24만명.

신천지가 지난 25일 밤 방역당국에 전체 교인명단을 건넸다. 정부에 넘긴 명단은 21만2000명이다. 하지만 앞서 신천지가 공식 입장 때 밝힌 교인 숫자는 24만명이다. 3만명의 차이가 있다. 교인 명단에 대한 의문이 커지는 이유다.

때문에 교인 누락 등 명단의 신뢰성에 대한 의심이 커지고 있다. 부정확한 명단은 자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방역망에 구멍을 낼 수 있어 심각한 문제다. 이런 의혹과 의심에 대해 신천지 측은 “국외 성도(聖徒)를 뺀 것”이라고 일축했다.

신도 명단 토대로 진단검사 등 진행 

2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25일 신천지로부터 21만2000명의 전체 교인 명단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명단에는 코로나19의 31번(61·여) 확진자가 찾았던 신천지 대구교회(다대오지파)를 포함해 서울(야고보)·경기(요한) 등 전국 12개 지파 소속 교인의 핵심 개인정보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이 정보를 다시 해당 지자체에 보냈다.

지자체는 이 명단을 토대로 발열·기침 등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있는 신도를 우선 추려 진단 검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검사결과를 토대로 자가격리 조치나 검체 채취 등이 이뤄진다. 전체 신도에 대한 전수검사도 병행된다. 지난 25일 기준 신천지 관련 환자가 전국에서 500명이 넘었기 때문이다.

25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별양동 소재 신천지예수교회 교육관에서 소방대원들이 장비를 챙겨 나오고 있다. 뉴스1

25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별양동 소재 신천지예수교회 교육관에서 소방대원들이 장비를 챙겨 나오고 있다. 뉴스1

신천지 교인 규모 3만3000명 차이나 

하지만 촘촘한 방역 계획과 대책 마련에 필수인 신천지 교인 규모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신천지는 지난 23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코로나19 대응책으로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 교회 성도 9294명과 대구 교회를 방문한 (타지역) 성도 201명을 포함한 신천지 교회 전 성도 ‘24만5000명’에게 외부활동을 자제할 것을 공지했다”고 밝혔다. 당국에 전달한 명단(21만2000명)과 3만3000명의 차이가 있다.

때문에 명단의 신빙성에 대한 의혹이 일고 있다. 이름을 밝히기 부담스러워하는 유명인·공무원·일반 시민 중 증상이 없는 자를 누락시켰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신천지는 한동안 정부나 지자체의 명단 공개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등 비협조적 태도를 보여왔다. 구리이단상담소 신천지문제전문상담소 측은 “신천지 제공 명단에 유명인 등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코로나19' 브리핑하는 김강립 제1총괄조정관. 연합뉴스

'코로나19' 브리핑하는 김강립 제1총괄조정관. 연합뉴스

정부, "일부 신도 제외했다면 강력대응" 

이와 관련해 방역당국은 신천지가 일부 신도를 제외한 채 명단을 정부에 제출했다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강립 중대본 총괄조정관(복지부 차관)은 26일 브리핑에서 “혹시 누락되거나 고의로 명단이 제출되지 않았을 경우 방역 쪽으로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천지, "국외 성도 제외했기 때문" 일축 

이런 의혹에 대해 신천지는 성도 24만5000명에는 해외 교인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누락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신천지 관계자는 “중대본에는 국내 성도 명단(21만2000명)을 제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빠진 3만3000명의 상당수가 국외 교인이라는 의미다. 일단 정부도 이같이 파악하고 있다.

이밖에 신천지 제공 명단에는 ‘교육생’(신천지 용어는 신학생)은 빠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천지 조직은 총회장 아래 '장로-총원장-강사-수원장…평신도-신학생'처럼 12조직(총회장 직할 7교육장·12지파장 제외)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신천지 측이 주장한 교인 수가 사실이라면 방역당국이 관리해야 할 인원은 ‘21만2000명+교육생’이 된다.

경기도, 과천 신천지 시설 역학조사. 연합뉴스

경기도, 과천 신천지 시설 역학조사. 연합뉴스

수만명 추산 교육생은 명단 빠져 

신천지 측은 교육생 규모는 밝히지 않고 있지만, 신규 교육생만 매년 3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신천지문제전문상담소에 따르면 신규 교육생은 2016년 3만6058명, 2017년 3만1255명, 2018년 3만4013명 규모다. 현 교육생에 수료 대기자까지 합산하면 그 숫자는 훨씬 더 늘어난다.

신천지 관계자는 “교육생은 성도가 아니기 때문에 명단 제공이 어렵다”며 “검사를 받도록 독려하고 있다. 지금은 다른 무엇보다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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