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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컴퓨터'…'히든피겨스' 실제 주인공 캐서린 존슨 별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캐서린 존슨이 향년 101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NASA]

캐서린 존슨이 향년 101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NASA]

영화 '히든 피겨스'(Hidden Figures)의 주인공이자 우주 궤도를 계산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미국의 수학자 캐서린 존슨이 10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24일(현지시간) 미 항공 우주국(NASA)는 홈페이지와 각 SNS 계정을 통해 캐서린 존슨의 별세 사실을 알렸다. NASA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우리는 그녀의 죽음을 매우 슬퍼한다"며 애도와 동시에 그녀의 업적을 기렸다.

"존슨의 정신과 결심이 우리를 우주 탐험의 새로운 시대로 이끌어줘 정말 감사하다"며 "그녀는 미국 최초의 우주인인 앨런 셰퍼드의 비행 궤적을 계산한 것으로 유명하다"고 말했다. 또 "그녀의 계산은 아폴로 달 착륙 프로그램의 성공과 우리나라가 우주를 갈 수 있었던 첫번째 단계인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의 시작에 정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짐 브리덴스틴 NASA 국장은 "존슨은 우리나라의 우주 한계를 극복하는데 일조했을 뿐만 아니라 우주 탐사에 있어 여성과 유색인종에게도 문을 열어주는 엄청난 발전을 이루었다"고 추모문을 냈다. 이어 자신의 트위터에 "나사는 그녀가 아니었으면 이루지 못했을 업적들과 그녀의 용기를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성' '흑인'으로서 받은 차별을 뛰어넘다 

캐서린 존슨 [NASA]

캐서린 존슨 [NASA]

캐서린 존슨은 영화 '히든 피겨스'의 실제 주인공 중 한명이다. '히든 피겨스'는 1960년대 머큐리 프로젝트(1958년부터 1963년까지 진행된 NASA의 미국 최초 유인 우주 비행 탐사 계획)의 숨은 공신이었던 세 흑인 여성 영웅의 이야기를 담았다.

당시 미국과 러시아는 치열한 우주 개발 경쟁을 하고 있었다. 그는 천부적인 수학 능력을 가진 덕에 프로젝트에 선발됐다. 하지만 흑인이라는 이유로 건물에서 800미터 떨어진 유색인종 전용 화장실을 사용했다. 또 여성이라는 이유로 중요한 회의에 참석할 수 없었다.

그는 차별과 따가운 시선을 이겨냈다. 결국 머큐리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인류의 위대한 도약으로 평가받는 달 착륙 프로그램인 '아폴로 계획'에도 참여해 로켓과 달 착륙선의 궤도를 수학적으로 분석했다.

미국인 최초로 지구궤도를 돈 우주비행사 존 글렌 전 상원의원은 컴퓨터보다 존슨을 더 신뢰했다. 존슨이 계산한 뒤에야 당시 우주선 궤도를 계산했던 컴퓨터 'IBM 7090'를 믿을 수 있다고 말한 장면은 이 영화의 명장면으로 손 꼽힌다.

2015년 캐서린 존슨이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자유의 메달'을 수여받았다. [NASA]

2015년 캐서린 존슨이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자유의 메달'을 수여받았다. [NASA]

존슨은 우주개발에 기여한 공로로 2015년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미국 시민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상인 '자유의 메달'을 받았다. 또 미 의회는 2019년 제정한 '히든 피겨스법'에 따라 의회 최고 훈장인 '골드 메달'을 그에게 수여했다.

한편 영화 속 또 다른 주인공인 프로그래머 도로시 본과 엔지니어 메리 잭슨은 각각 2008년과 2005년에 별세했다.

영화 히든 피겨스의 한 장면. 왼쪽부터 옥타비아 스펜서(도로시 본 역), 타자리 P. 헨슨(캐서린 존슨 역), 자넬 모네(메리 잭슨 역) [폭스코리아]

영화 히든 피겨스의 한 장면. 왼쪽부터 옥타비아 스펜서(도로시 본 역), 타자리 P. 헨슨(캐서린 존슨 역), 자넬 모네(메리 잭슨 역) [폭스코리아]

정희윤 기자 chung.he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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