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4월 방일' 먼저 "연기하자" 못 하고 눈치보는 中日

중앙일보

입력

4월 초로 예정돼 있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방일 일정이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 19)확산으로 유동적인 상황이지만 중국과 일본 모두 "연기하자"는 말을 먼저 꺼내지 않으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고 산케이 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중국 "연기=코로나 통제불가"평가 우려 #일본,중국에 외교적 이용 당할까 걱정 #사실상 어렵지만 서로 "꼭 실현" 의욕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6월 28일 오전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 환영식에서 의장국인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6월 28일 오전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 환영식에서 의장국인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현재 일본과 중국 양측 모두 “예정대로 준비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데엔 중국이 중시하는 체면 문제, 또 중국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일본측의 전략이 얽혀있다는 것이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외상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의 방일에 대해 “몇 가지 준비 회담이 연기되고 있지만, 앞으로 준비를 더욱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독일에서 모테기 외상을 만난 왕이(王毅)중국 외교부장도 “(시 주석의 방일을)꼭 실현시키고 싶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의 영향으로 국빈 방일이 제대로 실현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지만, 양측 모두 겉으로는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산케이는 “중국으로선 시 주석의 방일 연기를 자신들이 먼저 언급하면 신형 코로나를 제압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국제사회에 줄 수 있고, 방일을 할 수만 있다면 ‘코로나 종식 선언’을 연출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성사를 시키려 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 관계자는 산케이에 “중국으로서는 일본측이 먼저 ‘무리 안 하셔도 된다’는 이야기를 꺼내주기를 바랄텐데, 만약 실제로 일본이 그렇게 할 경우 ‘일본이 먼저 연기하자고 했다’는 식으로 중국에 외교적으로 이용당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일본과 중국 모두 눈치를 보면서 몸을 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측은 나루히토(徳仁)일왕과 아베 신조(安倍晋三)총리의 일정 등을 감안해 시 주석의 방일 가능 날짜를 전달했지만, 아직 중국측의 회신이 없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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