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받고 집에서 대기하는 코로나 확진자들 대구에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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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32년 만에 바닥 드러낸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연합뉴스]

'코로나19'로 32년 만에 바닥 드러낸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연합뉴스]

22일 오전 7시 기준으로 대구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진자는 126명, 경북은 26명이다. 이렇게 대구·경북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152명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늘고 있다. 이들은 모두 병원에서 치료를 잘 받고 있을까.

152명 확진자 중 격리 상태로 전문적인 입원 치료를 받는 확진자는 채 절반이 안 되는 75명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는 집에서 자가 격리 상태로 대기하거나 청도대남병원 내에 격리 상태다. 사망했거나 일반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경우도 일부 있다.

이렇게 제대로 격리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이유는 부족한 음압병상 때문이다. 코로나19는 음압병상에서 격리 상태로 지내야 한다. 음압병상이 있는 병실은 일반 병실과 다르다. 기압 차를 이용해 병실 안 공기가 외부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시설이 돼 있다. 즉, 병실 내부의 바이러스의 외부 유출을 기압 차이로 차단한다는 의미다.

대구·경북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하룻밤 사이 또다시 무더기로 발생한 가운데 20일 오후 대구의 중심으로 불리며 밤낮없이 사람들로 붐비던 중구 동성로 거리가 믿기지 않을 만큼 한산하다. [뉴스1]

대구·경북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하룻밤 사이 또다시 무더기로 발생한 가운데 20일 오후 대구의 중심으로 불리며 밤낮없이 사람들로 붐비던 중구 동성로 거리가 믿기지 않을 만큼 한산하다. [뉴스1]

대구지역 대학병원 등 전체에 있는 음압병상은 67병상. 경북은 9병상뿐이다. 단순 숫자로만 따져보면 77병상으로, 152명의 확진자의 절반밖에 채울 수 없다. 확진 판정을 받고도, 집에서 자가 격리 상태로 대기하는 환자가 속출하는 배경이다. 대구의 모 지자체 보건담당 공무원은 "직원들이 1대1 모니터링을 하면서 음압병상에 들어가지 못하고 집에서 대기하며 음압병상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는 확진자들을 체크하며 관리 중이긴 하다. 불안해 할까 봐 말은 하기 어렵지만, 어서 빨리 음압병상 확보가 이뤄져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지난 21일 경북 청도대남병원에서 국내 두번째 코로나19 사망자가 부산대병원으로 긴급 이송을 갔다가 사망한 것도 가까운 대구에 음압병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질병관리본부의 협조를 얻어, 코로나 19 거점병원 마련에 나섰다. 대구시 중구 서문시장 앞에 있는 동산병원을 코로나19 거점병원으로 지정하고, 조만간 대대적인 음압격리실 등을 설치해 환자들을 받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 기존 동산병원에 입원해있던 일반 환자들을 지난 21일부터 구급차로 대구시 달서구에 있는 동산병원(성서)으로 옮기는 중이다. 경상북도 역시 거점병원 확보가 필요하다고 보고, 김천의료원, 포항의료원, 안동의료원을 거점병원으로 정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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