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나는 보수다"…꾸준히 늘던 진보, 5년 만에 줄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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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6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서울동부구치소로 이동해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 앞에 보수단체 회원들(윗쪽)과 조 전 장관의 지지자들이 구속 영장 촉구와 기각 집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12월 26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서울동부구치소로 이동해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 앞에 보수단체 회원들(윗쪽)과 조 전 장관의 지지자들이 구속 영장 촉구와 기각 집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자신의 이념 성향을 보수라고 생각하는 국민들은 늘어난 반면, 진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줄어들었다는 한국행정연구원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진보라고 답한 이들이 줄어든 것은 2014년 이후 5년 만이다.

20일 한국행정연구원이 발표한 ‘2019년 사회통합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신의 이념 성향을 '진보적'이라고 응답한 이들은 28.0%로 집계됐다. '보수적'이라고 답한 이들은 24.7%로 나타났다.

2018년 조사 결과와 비교해 진보성향이라고 답한 이들은 3.4%포인트 줄어들었고, 보수성향이라고 응답한 이들은 3.5%포인트 늘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정부 출범 1년차인 2013년에는 진보(22.6%)라고 생각하는 이들보다 보수(31.0%)라고 답한 이들이 더 적었다. 2014년에는 진보(22.5%)와 보수(30.6%) 모두 조금씩 줄어들었다가 2015년부터 2018까지 진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꾸준히 늘어났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이전인 2016년에는 진보 26.1%, 보수 26.2%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2017년부터는 진보가 30.6%, 보수가 21.0%로 역전됐다. 2018년 조사에서는 진보 31.4%, 보수 21.2%로 집계됐다. 이날 발표된 조사 결과에서는 그동안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던 진보 성향 대답이 5년 만에 꺾인 셈이다.

한국행정연구원 사회조사센터의 박준 소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진보 성향이라는 답변이 늘어나다가 이번에 줄어들고, 대신 보수라는 답변이 늘어난 결과에 어떤 이유가 있다고 단정을 내릴 수는 없을 것 같다"면서도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이 끝나고 (진보와 보수 간) 조정 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한국사회에서 갈등이 가장 심한 분야로는 이념 대립이 꼽혔다. 이념대립 항목은 4점 만점에 3.3점으로 기록됐다. 2013년 이후 줄곧 한국사회에서 대립과 갈등이 가장 심한 분야다.

빈부(3.0점), 노사(2.9점), 세대(2.8점), 남녀(2.6점) 갈등 등이 이념 대립의 뒤를 이었다. 내국인과 외국인의 갈등은 지난 조사(2018년)와 같은 2.6점으로 나타났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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