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코로나19' 탓에 일본 마이너스 성장 현실화되나…초조해진 아베 총리

중앙일보

입력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8일 중국 우한에서 신종코로나 양성반응이 나와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60대 일본인 남성이 사망한 것과 관련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TV아사히 캡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8일 중국 우한에서 신종코로나 양성반응이 나와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60대 일본인 남성이 사망한 것과 관련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TV아사히 캡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충격 우려가 커진 일본의 지난해 4분기(10~12월)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올해도 경기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돼 국내총생산(GDP) 600조엔(약 6467조원) 달성을 주요 경제 목표로 내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 4분기 소비세 인상으로 성장률 하락 #코로나19 장기화시 GDP 최대 0.9% 감소 #아베 총리 약속한 600조엔에 한참 못미쳐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내각부는 이날 지난 4분기 실질 GDP가 이전 분기 대비 1.6%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일본의 분기별 실질 GDP가 감소한 것은 5분기(1년 3개월) 만이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고 가정해 연율로 계산하면 GDP가 총 6.3% 감소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는 전했다.

실질 GDP 하락의 주된 원인은 지난해 10월 단행한 소비세 인상이다. 특히 GDP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 소비’는 2.9% 하락했다. 특히 가전제품·자동차·화장품·의류 등의 판매가 감소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으로 해외 경제가 둔화하면서 기업의 설비투자 역시 3.7% 하락했고, 수출도 0.1% 하락했다. 아울러 주택 투자도 2.7% 하락했다.

지난 3년간 일본 경제성장률. 그래픽=신재민 기자

지난 3년간 일본 경제성장률. 그래픽=신재민 기자

문제는 코로나19 발병 여파로 올해 1분기는 더 안 좋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일본은 코로나19 초기대응 실패로 인해 지역감염까지 확산하고 있어 심각한 상황이다.

일본 다이와증권그룹의 싱크탱크인 다이와 종합연구소는 “코로나19 사태가 3개월 내에 가라앉을 경우에도 일본을 찾는 중국인 여행자가 무려 100만명 줄어들어 올해 실질 GDP가 0.2% 정도, 금액으로는 1조엔 정도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1년 가량 계속될 경우엔 중국 경제의 둔화로 일본의 수출 하락이 심해져 GDP를 0.9% 정도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무라 종합 연구소는 몇달 내에 사태가 수그러들 경우 GDP의 0.14%, 1년 정도 걸릴 경우 0.45%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일본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우세해지자 아베 총리는 초조해졌다. 그는 2020년이면 일본의 GDP가 600조엔을 달성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해왔지만,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사실상 ‘공수표’가 됐기 때문이다. 2018년 기준 일본의 GDP는 525조엔으로, 아베 총리의 목표에 한참 못 미친다.

아베 총리는 이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문가 조언을 바탕으로 특히 고령자와 기초 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필요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국민이 알기 쉬운 진찰 기준을 발표하겠다”며 “국민의 불안을 경감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와 긴밀히 연계해 신속하게 검사를 진행하고 진료 체계가 갖춰진 의료기관도 800곳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