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실손의료보험 확 바꾸고…중소기업 설비 투자에 4조5000억원 지원

중앙일보

입력

정부가 중소·중견기업의 설비투자 촉진을 위해 4조5000억원가량을 저리로 대출하기로 했다. 정책서민금융 공급량을 늘리고, 상반기 중 자동차보험·실손의료보험 제도개선 방안도 발표한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이 14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2020년 4개부처 합동 정부 업무보고 브리핑'에서 금융위원회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이 14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2020년 4개부처 합동 정부 업무보고 브리핑'에서 금융위원회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0년 금융위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번 업무보고의 핵심은 가계‧부동산으로 치우친 자금이 혁신‧벤처기업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여신, 모험 자본 등 금융시스템을 혁신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지난해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통해 가계 대출 증가를 억제하면서, 기업 대출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도록 은행 자본 규제를 개선한다. 부동산 담보 위주인 대출 시스템을 벗어나 기업이 기계나 재고 등 다양한 자산을 담보로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매출액보다 기술력·성장성으로 대출이나 보증을 받을 수 있도록 기업 평가 방식도 바꾼다.

자본시장 부문에선 은행·보험‧증권 등 금융회사가 대규모 모험자본을 공급하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위해 증권사의 중소·벤처기업 투자 규제를 완화할 전망이다. 정책금융은 기능을 강화한다. 산업통상자원부 등의 추천을 받아 1000개의 혁신기업을 선정하고, 3년간 최대 40조원을 지원키로 한 게 가장 눈에 띈다.

또 2월 중 정책금융기관이 공동으로 설비투자 붐업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중소·중견기업이 적극적으로 설비투자에 나서도록 1.5%의 저리로 4조5000억원을 공급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소재·부품·장비 기업 맞춤형 금융지원을 위해 투자기관·대기업·시중은행 등 다양한 플레이어가 참여하는 오픈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

정책서민금융 공급량은 7조원 정도가 될 전망이다. 햇살론17은 시장 수요를 고려해 지난해 4000억원에서 올해 8000억원으로 늘린다. 미소금융·새희망홀씨는 전년과 비슷한 4조원 수준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일상적인 금융 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불편함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금융소비자 보호막을 탄탄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1분기 중 보험금 산정기준 합리화 방안 등을 담은 자동차보험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한다. 상품 구조와 청구 절차를 개선한 실손의료보험 개선안도 2분기 중 내놓을 계획이다.

고수익·고위험 투자상품에 대한 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파생결합펀드(DLF), 라임 펀드 사태의 파장을 고려한 조치다. 사모펀드는 모험자본 공급 기능 유지를 위해 운용 자율성은 보장하면서도 운용사 내부 통제와 판매사의 감시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파생결합증권은 기초자산 다변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