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日크루즈선 한국인 승객, 국내 대피하면 14일간 격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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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낮 대형 여객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가 접안해 있는 요코하마 다이코쿠 부두에 일본 국내외 취재진이 몰려 있다. [연합뉴스]

11일 낮 대형 여객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가 접안해 있는 요코하마 다이코쿠 부두에 일본 국내외 취재진이 몰려 있다. [연합뉴스]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의 한국인 승객들이 국내 대피할 경우 14일 동안 격리시설에 머물게 될 전망이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차관)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크루즈선의 한국인 탑승자 이송 방안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 우한(武漢)에서 국내로 들어온 교민들처럼 별도 시설에서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정부의 견해다.

김 부본부장은 "크루즈선에 있는 승객, 승무원이 귀국을 희망하고 일본 당국 등과 협의가 원만하게 진행된다면 국내로 올 수 있다"며 "현지 공관을 통해 귀국 희망 의사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 부본부장은 "현재로써는 상당한 위험이 있을 것으로 보고 우한 교민의 예와 마찬가지로 격리된 공간에서 14일 정도 보호 관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방침은 크루즈선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탑승객 중 300여명 이상이 신종 코로나 확진을 받은 만큼 여러 위험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김 부본부장은 "3700명 정도가 머문 크루즈에서 10% 정도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위험이 매우 높은 공간에 노출됐다는 점, 적지 않은 시간 동안 노출됐다는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크루즈 사례에서 보듯 처음에는 '음성'으로 확인됐으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이후에 확진자가 나왔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국내 이송 이후 적어도 14일 정도 격리 시설에서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등 세계 각국은 자국 승객 철수 절차에 돌입했다. 미국 정부는 이날 신종 코로나 감염 의심자를 제외한 미국인 약 300명을 귀국 전세기에 태웠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 보안국도 전세기를 보내 홍콩 시민 330명을 데려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정부도 자국민 철수를 위해 일본과 협의 중이다.

정부도 크루즈선 내에 있는 한국인 승객들을 국내로 대피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전날인 16일 정부는 "2월 19일 이전이라도 일본 당국의 조사 결과 음성으로 확인된 우리 국민 승객 중 귀국 희망자가 있다면 국내 이송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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