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덕’ SNS 자랑글에…후베이 봉쇄 속 아들 데려온 中 공무원 ‘정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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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텅 빈 다리 위를 구급차 한 대가 달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텅 빈 다리 위를 구급차 한 대가 달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신종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봉쇄된 중국 후베이(湖北)성에서 개인적인 친분을 이용해 아들을 데려온 공무원이 결국 정직 처분됐다.

16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후베이성 징저우(荊州)시는 ‘직권남용’ 의혹을 받는 허옌팡(何炎倣) 시장운행과장을 정직 처리했다고 전날 발표했다.

허 과장의 아들 허하오(何昊)는 지난 14일 후베이성의 다른 도시인 톈먼(天門)시에서 차를 타고 징저우시로 돌아왔다. 시에 따르면 허하오는 준비된 물품 운송용 차를 타고 도시를 빠져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후베이성의 전 도로가 신종코로나 차단을 위해 폐쇄됐지만 허하오는 아버지가 힘을 쓴 덕에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사실은 허하오가 돌아온 직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랑하는 글을 올리면서 밝혀졌다. 그는 웨이보에 “아버지가 오랫동안 공직생활을 해왔지만 이렇게 권력이 센 줄 몰랐다”며 “이제야 아버지 덕을 봤다”고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허하오의 글은 즉각 분노를 불러 일으켰다. 많은 중국 네티즌은 그의 아버지가 아들을 데려오기 위해 ‘권력을 남용했다’고 분개했다.

논란이 일자 허하오는 웨이보를 통해 사과했다. 그는 “중요한 시기에 무모함과 무지로 인해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며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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