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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순자산 380% 클 때, 공모는 15%…낮은 수익률부터 올려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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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3호 08면

위기의 사모펀드 대책은 

금융권을 뒤흔든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의 환매 중단 사태가 과도한 판매 경쟁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이 제기되는 가운데,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부진한 공모펀드 시장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모펀드로 과열된 시장과 업계의 관심을 돌리는 한편, 공적인 성격 때문에 서민 자산 증식엔 사모펀드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공모펀드의 순기능도 극대화할 수 있어서다.

자산운용사 직접 판매 늘리고 #공모 판매사 가격 경쟁 유도를

공모펀드는 투자자가 49인 이하인 사모펀드와 달리 일반 다수인 펀드다. 투자자를 광고 등으로 공개 모집한다는 점에서 비공개 모집의 사모펀드와 다르다. 또 상품 출시 전 금융사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하며, 투자 금액에 제한이 없다(사모펀드는 최소 가입 금액이 1억원 이상). 이런 공모펀드는 국내에서 최근 10년간 좀체 기를 못 폈다.

자본시장연구원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사모펀드 시장 규모가 2009년 110조원에서 지난해 419조원으로 380% 성장할 동안 공모펀드 시장 순자산은 210조원에서 242조원으로 15% 증가에 그쳤다. 그중 증시에 상장돼 거래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뺀 일반 공모펀드는 순자산 규모가 지난해 191조원으로 2009년보다 오히려 줄었다.

그 사이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이어져 고수익을 노리는 사모펀드가 자산가들에게 상대적으로 더 부각돼 인기를 모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공모펀드에 투자자들이 관심을 다시 갖게 하려면 저조한 수익률 제고가 급선무라고 지적한다. 특히 국내 일반 공모펀드는 주식 편입 비중이 큰데, 해외 증시 호황에도 국내 증시는 제자리걸음이라 만족스러운 수익률을 내기가 어려운 구조다. 금융사들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자산에 대한 투자 역량도 끌어올려 만회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모펀드와 달리 경직된 판매 시장의 경쟁 촉진도 필요하다. 일반 공모펀드를 판매하는 금융사들은 대가로 판매 보수를 받지만 그 규모가 규약으로 정해져 있어 가격 경쟁이 없는 구조다. 예컨대 비슷한 급의 펀드에 대해선 그에 상응하는 일정 판매 보수만 받을 수 있다. 이에 대형 금융사들은 판매 보수가 높은 펀드만 전략적으로 고르고, 자산운용사는 자사 펀드를 더 많이 팔기 위해 판매 보수를 높이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러면서 투자자 부담만 늘어났고 이들이 발걸음을 사모펀드로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공모펀드 시장에서 (상품) 판매 보수를 자율 조정할 수 있게 해서 판매사 간 가격 경쟁을 유도하거나, 자산운용사의 직접 판매 확대를 도모하면서 중소형 금융사가 대형 금융사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창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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