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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사이 안 좋았다"···여의도 칼부림 60대女, 동료를 찔렀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2일 칼부림 사건이 발생한 서울 여의도의 한 증권사 지하 고깃집 앞에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있다. 피해자가 쓰러져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곳에 피묻은 천과 의자가 놓여져 있다. [독자 제공]

12일 칼부림 사건이 발생한 서울 여의도의 한 증권사 지하 고깃집 앞에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있다. 피해자가 쓰러져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곳에 피묻은 천과 의자가 놓여져 있다. [독자 제공]

"평소에도 워낙 둘 사이가 안 좋았어요."

12일 오전 '칼부림' 사건이 발생한 서울 여의도의 한 증권사 지하 고깃집의 종업원의 말이다. 이날 오전 9시 10분쯤 이 고깃집 주방에서 60대 여성 종업원 A씨가 20대 남성 종업원 B씨를 주방용 칼로 찌른 뒤 자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로 추정되는 A씨는 현장에서 도주했다가 인근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여전히 의식불명 상태다. B씨 역시 복부에 중상을 입고 응급처치 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현재는 의식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칼부림 사건은 평소 두 종업원 사이에 있었던 불화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A씨·B씨와 같이 일한 종업원은 '왜 다툰 것이냐'는 질문에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영업 시작 전이라 직원들만 나와 있었고 손님들은 없었지만, 직원들 중에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사건을 목격한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두 사람의 관계가 사장과 주방장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경찰은 "둘 다 종업원"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확한 관계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인근 상점에서 일하는 사람은 "칼에 찔린 남성이 주방을 관리하는 사람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 다른 인근 상점 사장은 "워낙에 장사가 잘되는 집이라 이런 일이 생길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며 "주방이 워낙 바쁘고 힘들다 보니 다툼이 생길 여지는 많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목격자에 따르면 칼에 찔린 남성은 오전 9시17분쯤 가게 밖으로 나와 욕설을 하며 쓰러져 있었다고 한다. 목격자는 "배 뿐만 아니라 바지 쪽에도 칼로 베인 듯한 자국이 있었다"며 "피를 많이 흘리고 있어서 처음에는 피를 토하고 있는 상황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소방에 따르면 피해자는 복부를 칼에 찔렸는데, 목격자 증언과 종합해 보면 칼에 찔리기 전 둘 사이에 심한 몸싸움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현장 감식이 끝난 이날 오후 12시40분쯤에는 가게 안에 있던 사장이 밖으로 나왔으나 기자들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다. 사건이 발생한 고깃집 본사 측에서도 "할 말이 없다"며 취재를 피했다.

12일 오전 칼부림 사건이 발생한 서울 여의도의 한 증권가 지하 식당 앞에 경찰이 천막을 설치하고 현장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후연 기자

12일 오전 칼부림 사건이 발생한 서울 여의도의 한 증권가 지하 식당 앞에 경찰이 천막을 설치하고 현장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후연 기자

사건 발생 이후에는 가게 앞에 폴리스라인과 내부를 볼 수 없도록 천막이 설치돼 있었으나 오후 3시 현재는 철수한 상태다. 경찰은 목격자와 현장 조사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후연·함민정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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