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연세대, 중국·동남아 유학생 기숙사에 자가격리…일반 학생들 반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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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국대 천안캠퍼스 의대 전경. [프리랜서 김성태]

단국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방지를 위해 생활관 입사가 예정된 중국 및 동남아를 여행한 유학생을 위한 자가격리 시설을 운영한다고 11일 밝혔다. 연세대도 28일부터 중국 및 동남아 여행 이력이 있는 학생을 기숙사 입사 후 2주 동안 개인실에 격리한다.

단국대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학내 의견 수렴을 거쳤으며, 지난 3일 개강 2주 연기와 졸업식·입학식 전면 취소 결정을 내린 데 이은 후속 조치”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생활관 격리조치에 앞서 개인의 생활권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유학생들에게 사안의 중대성과 시급성을 충분히 설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생활관 2개 동 528실 격리조치 예정

자가격리는 죽전, 천안 캠퍼스 2곳의 생활관 2개 동 528실(죽전 426실, 천안 102실)에서 실시한다. 해당 유학생에게는 1인 1실과 도시락이 제공된다. 무증상이라도 입국 후 14일간의 자가격리가 필요한 만큼 유학생들은 오는 24~26일까지 생활관에 입소해 2주간 지낸 후 다음 달 16일 개강에 맞춰 수업에 참여하게 된다.

단국대. [중앙포토]

단국대는 확진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국가의 유학생들은 별도 생활관에 방을 마련, 유학생 간 감염증 확산을 차단할 계획이다. 내국인 입사생들은 유학생의 자가격리 해제와 전문기관의 생활관 방역이 종료되는 다음 달 14일부터 입사하게 된다.

취향 고려한 도시락 제공 예정

단국대는 유학생들이 자가격리 기간 중 느낄 공포심이나 심리적 불안을 줄이기 위한 조처도 취한다. 우선 총장, 지도교수, 재학생의 릴레이 응원 전화 및 문자를 발송한다. 이어 수강신청 등 다양한 대학생활 팁을 담은 영상을 제공하고, 커리큘럼을 포함한 학과별 안내 영상도 발송한다. 또 국가별 취향을 최대한 고려한 식단(도시락)을 제공하고, 하루 2회 발열 체크 및 지역 보건소와 연계한 건강확인 조치도 제공할 계획이다.

단국대는 이와 함께 생활관 입사자 전원(내,외국인)을 대상으로 여행 이력을 확인할 출입국사실증명서와 함께 예년과 동일하게 폐결핵 검사증명서 제출도 의무화한다. 생활관이 아닌 교외에서 생활하는 유학생들에게는 입국 후 2주간의 경과 과정을 확인하기 위해 오는 28일까지 전원 입국할 것을 안내하고 이들의 입국정보는 출입국관리사무소를 통해 확인한다.

단국대는 교외 생활 유학생 입국 이후부터 지자체 및 지역 보건소(질병관리본부, 선별진료소 등)와 협력해 하루 2회 유선 확인 조치를 하는 등 입국 단계부터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증상이 나타나면 보건당국에 신속히 연계하는 등 지역사회 감염 예방에도 나설 계획이다.

연세대, 28일부터 중국 및 동남아 여행자 개인실 격리

연세대도 지난 7일 전체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오는 28일부터 중국 및 동남아 여행 이력이 있는 자는 기숙사 입사 후 2주 동안 개인실에 거주, 외부 출입을 불허(도시락 제공)한다”는 방침을 문자와 e메일 등을 통해 통보했다. 연세대는 또 수강신청 시 학생들의 중국 및 동남아 여행 이력을 재확인하고, 조사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은 수강신청을 못 하게 할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연세대가 중국을 다녀온 학생들을 일반 학생들이 거주하는 기숙사에 격리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학생들은 검사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다른 학생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11일 연세대 등에 따르면 학교 측은 신촌캠퍼스 일반 기숙사 무학4학사 B동 한 층에 있는 2인실 방들을 격리실로 지정하고, 중국 방문 기록이 있는 학생들을 배정했다. 대상 학생들은 10명 미만으로, 설 연휴 이후 2주가 지나는 이번 주까지 격리 조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연세대 측은 해당 건물에서 실질적으로 출입을 통제하는 관리인은 없지만, 출입 방식을 통해 격리 학생들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임시 휴교 중이던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 건물에 휴교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일반 학생 기숙사에 격리해 논란

연세대 학생들을 위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날 “4학사에 격리시키면서 같이 살고 있는 학생들에게 한 마디 통보도 없는 것이 진짜 화가 난다”며 “로비와 지하는 연결돼 있고 주 출입구는 하나다. 격리하는지 모를 정도로 통제돼 보이는 것도 없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연세대 재학생들로 구성된 ‘연세 교육권 네트워크 준비위원회(네트워크)’도 ‘격리로는 학생을 보호할 수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학교 측의 방침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익진·최모란 기자 ijj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