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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기생충 오스카 정복했다, 백인 일색 벗는 역사적 승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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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 쾌거를 이룬 영화 '기생충'. [AP=연합뉴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 쾌거를 이룬 영화 '기생충'. [AP=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가 “외국어영화가 마침내 오스카를 정복했다”며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4관왕 소식을 전했다.

NYT는 9일(현지시간) “지금껏 어떤 한국 영화도 할리우드 최고상에 후보에 오른 적이 없었다”면서 “한국 영화 기생충의 수상은 국제영화에 대한 미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의 관심이 증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기생충이 외국어 영화로는 처음으로 오스카 작품상을 수상했다”며 “오스카 수상자가 백인 일색이라는 비판에 맞서 인종적 다양성을 위해 기울인 노력이 정점을 찍는 역사적 승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장르 구분을 뛰어넘는, 계급투쟁에 관한 이야기인 기생충은 AMPAS 회원들이 오스카의 미래를 품는 동시에 오래된 전통을 고수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오스카의 미래’란 기생충 수상을 통해 할리우드가 백인들의 이야기에 지나치게 치우쳤던 과거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반면 ‘오래된 전통’은 작품상 부문 일부 후보작들이 넷플릭스에서 개봉한 것과 달리 기생충은 극장에서 공개하는 전통적인 방식을 택했다는 사실을 가리킨다.

NYT는 오스카를 주관하는 AMPAS가 2015~2016년 전개한 ‘오스카 쏘화이트’(OscarsSoWhite) 캠페인이 기생충을 승리로 이끌었다고도 분석했다.

이 캠페인은 2년 연속 유색인종 배우가 연기상 후보에 들지 못한 데서 촉발했다. 이에 AMPAS 운영위는 2020년까지 소수 인종 회원을 기존의 두배로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그 결과 AMPAS는 지난해 59개국 출신 842명의 영화계 전문가들을 회원으로 받아들였다.

매체는 “AMPAS는 외국인 회원을 극적으로 확대했다"며 "이는 백인 남성이 장악한 할리우드에 필요한 조치였다”고 평가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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