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각장 마을’ 청주 북이면, 건강영향조사 착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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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각장 마을'로 알려진 충북 청주시 북이면에 위치한 한 소각장 전경. 마을 바로 옆에 위치해있다.[프리랜서 김성태]

'소각장 마을'로 알려진 충북 청주시 북이면에 위치한 한 소각장 전경. 마을 바로 옆에 위치해있다.[프리랜서 김성태]

소각장 3개가 밀집한 충북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 주민들에 대한 건강영향조사가 10일부터 시작된다.

10일 환경부는 이날부터 12월 15일까지 북이면 주민 4773명을 대상으로 건강영향조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조사는 충북대 예방의학과 김용대 교수가 이끄는 산학협력단이 진행한다. 북이면 인근의 소각 업체들에서 배출하는 오염물질의 양과 유해도를 측정하고, 주민들을 만나 각종 검진 및 문진을 한 뒤 오염물질에 노출 된 정도를 평가해 둘의 연관성을 판단하게 된다.

조사 결과는 내년 2월 중 발표될 예정이다. 환경부 하미나 환경보건정책관은 “소각장 주변 주민을 대상으로 정부에서 실시하는 첫번째 건강영향조사”라며 “주민들의 참여를 독려해 효율적이고 신뢰성 있는 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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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2배 크기에 소각장 3개 

충북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 일대 소각장 현황. 2km 반경에 소각시설만 3개, 하루에 542톤이 소각된다. 신설+증설되는 시설을 합치면 전체 소각량은 하루 1014톤에 달한다. [자료 환경부]

충북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 일대 소각장 현황. 2km 반경에 소각시설만 3개, 하루에 542톤이 소각된다. 신설+증설되는 시설을 합치면 전체 소각량은 하루 1014톤에 달한다. [자료 환경부]

충북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은 면적 47.46㎢, 서울 종로구의 약 2배 크기 동네다. 그러나 반경 2㎞ 내에 소각장이 3곳 있고, 폐기물 재활용업체도 다수 있어 ‘소각장 마을’로 불리기도 한다.

지금도 새 소각장이 들어서기 위해 환경영향평가를 준비 중이다. 주민들은 “이미 소각시설이 밀집해있는데 더 짓는 건 안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환경부 조사 결과 북이면 소각시설 처리용량은 하루 542톤으로, 전국 소각시설 처리용량 하루 7970톤 중 6.8%를 차지한다.

청주 인근에 밀집한 소각시설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면서 소각시설 증설에 반대하는 플래카드. 최종권 기자

청주 인근에 밀집한 소각시설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면서 소각시설 증설에 반대하는 플래카드. 최종권 기자

지난 2018년 북이면 일부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마을의 암환자 수를 조사한 결과, 19개 마을에서 10년 새 60명이 암으로 사망했다. 주민들은 “2000년대 초 소각장이 다수 세워지면서부터 암환자가 늘어났다”며 “소각장과 폐기물 처리업체에서 나오는 유해물질에 장기간 노출로 인한 것인지 규명해달라”고 요구했다.

환경부는 사전 조사 끝에 “북이면은 규모에 비해 소각시설이 과밀하고, 폐암 등 일부 암 발병이 다른지역에 비해 높다”고 판단하고 지난해 8월 공식적인 건강영향조사를 하기로 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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