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홍콩 민주주의 응원하던 그 마음’ 우한 응원한 SNS글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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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임현동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임현동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국 우한(武漢) 시민을 응원하기 위해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이 논란에 휩싸였다.

김 장관은 지난달 30일 페이스북 개인 계정에 “힘내세요”라는 글과 함께 한 장의 포스터를 게재했다. 포스터에는 ‘加油 武漢’(짜요 우한) ‘Pray for WUHAN’(우한을 위해 기도를) 등 우한을 응원하는 문구가 실렸다. ‘홍콩의 민주주의를 응원하던 그 마음으로 우한과 함께합니다. 우한의 의료인들 힘내세요. 우한 시민들 힘내세요’라는 문구도 적혔다.

게시물이 올라온 뒤 일부 네티즌이 문제를 제기했다. ‘홍콩의 민주주의를 응원한다’는 문구가 문제였다. 실제 이 포스터는 국가폭력에 저항하고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단체가 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장관이 홍콩 민주화 운동을 지지한다는 뜻으로 게시물이 해석될 수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김 장관이 경솔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국 정부가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거나, 이에 연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사실이 없는 상황에서 국무위원인 김 장관의 게시물이 정부의 입장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장관의 게시물이 홍콩 민주화에 부정적인 중국 네티즌을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라온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페이스북 캡처 사진. 김 장관은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 '홍콩의 민주주의를 응원하던 그 마음으로 우한과 함께한다'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올렸다가 논란이 되자 이를 삭제했다. [사진 인터넷 캡처]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라온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페이스북 캡처 사진. 김 장관은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 '홍콩의 민주주의를 응원하던 그 마음으로 우한과 함께한다'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올렸다가 논란이 되자 이를 삭제했다. [사진 인터넷 캡처]

이 게시물은 현재 김 장관의 페이스북에서 삭제된 상태다. 대신 지난 5일 ‘힘내세요, 우한의 의료인들’이라는 내용의 포스터가 새로 올라왔다. 그러나 기존 게시물을 캡처한 사진이 인터넷상에 떠돌아다니면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지난 5일 페이스북에 우한 시민들을 응원하며 새로 올린 게시물. [사진 페이스북]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지난 5일 페이스북에 우한 시민들을 응원하며 새로 올린 게시물. [사진 페이스북]

이와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는 “(김 장관은) 당시 우한 교민이 도착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들의 안전을 비는 마음으로 게시물을 개인 계정에 올렸는데 ‘홍콩 민주주의’라는 문구까지는 확인하지 못한 것 같다”며 “일부 지적이 있어 게시물을 삭제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그간 홍콩 사태와 관련해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외교부는 홍콩 시위가 격화되던 지난해 11월 낸 입장에서 “홍콩 상황에 대해 우려를 갖고 주목을 하고 있다”며 “홍콩의 상황이 조속하게 평화적으로 해결되고 홍콩의 번영과 발전이 지속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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