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지난해 파생상품 투자했다가 1768억원 손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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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에너지가 지난해 1768억원 규모의 파생상품 손실을 봤다.
6일 SK이노베이션은 “환율 및 유가 변동성 심화에 따라 1768억원 대의 파생상품 손실이 발생했다고 5일 오후 공시했다”고 밝혔다. 이는 SK에너지 자기 자본의 3.02%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파생상품과 관련한 대규모 손실은 변동성이 큰 국제 유가 흐름을 잘못 예측한 탓이다.

중동산 줄이고 미국산 등 도입 늘리다 손실 규모 커져 

이와 관련 SK이노베이션 측은 “지난해 중동산 원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중동보다 운송 거리가 한 달 가까이 긴 미국ㆍ유럽산 원유 등의 도입량을 늘리다 보니, 운송 기간 중 유가 하락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파생상품에 투자했다”며 “실제 유가가 당초 예상치와 다르게 움직이다 보니 손실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과 그 자회사들은 원유 도입 시 리스크를 헤징하기 위해 다른 업체보다 공격적으로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편이다. 때문에 이익을 볼 땐 크게 보지만, 손실을 입을 위험도도 상대적으로 커진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은 2018년엔 4분기에만 파생상품 투자로 6556억원의 이익을 봤으나, 2017년에는 1639억원의 손실이 발생했었다.

한편 SK에너지는 5일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에 3000억원을 배당했다고 공시했다. 이 자금은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의 배당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SK에너지는 SK이노베이션의 100% 자회사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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