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모든 중국 유학생 14일 등교중지…"격리는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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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5일 대학에 4주 이내의 개강연기를 권고했다. 이날 오후 서울 성균관대학교 건물 입구에 부착된 외부인 출입통제 안내문. [연합뉴스]

교육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대학들에게 4주 이내 개강 연기를 권고했다. 중국 전역에서 입국한 학생들은 입국일 기준 14일간 등교 중지하고 모니터링한다. 중국인 유학생이 많은 서울 및 수도권 대부분 대학이 개강 연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대학 대책을 발표했다. 앞서 교육부는 이날 오후 1시부터 대학 총장 등 관계자들과 함께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부족한 강의, 과제물·원격수업 등으로 대체

교육부는 대학에 4주 이내 개강 연기를 권고했다. 개강 연기 여부와 연기할 기간을 대학 자율적으로 결정하라는 의미다. 일괄적으로 연기 기간을 정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유 부총리는 “대학마다 유학생 규모나 상황에 차이가 있는데 모든 대학에 획일적으로 몇 주를 연기하라고 하는 것이 오히려 현장 대응을 어렵게 한다”고 밝혔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범부처 유학생 지원단 협의회를 마친 후 브리핑을 열고 학사관리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뉴스1]

법적으로 대학은 연간 수업일수 30주 가운데 2주까지 감축할 수 있다. 하지만 개강 연기가 장기화될 경우 수업 결손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교육부는 1학기에 원격수업과 보강수업, 과제물 대체 등을 통해 2학기 수업에 차질이 없도록 했다. 또 개강이 연기되더라도 1학점당 15시간의 이수시간을 준수하도록 했다.

중국 유학생을 통한 감염 우려가 확산되면서 이미 경희대·서강대·세종대·단국대·포스텍(포항공대) 등은 1~2주 개강 연기를 결정했다. 이날 교육부가 대학들에 개강 연기를 공식 권고함에 따라 연기하는 대학은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서 온 모든 학생 14일 등교중지 “격리는 아냐”

중국 전역에서 온 유학생과 중국을 거쳐서 입국한 유학생은 입국일부터 14일간 등교를 중지한다. 대학은 이들 학생들과 수시 연락체계를 갖춰 모니터링하고 집단 활동이나 외출을 자제하도록 한다. 대학은 14일간 증상이 없을 경우에 등교를 허가할 방침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개강 연기를 결정한 서강대 기숙사 정문에 신종코로나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중국에서 온 모든 학생이 ‘자가격리’되는 것은 아니다. 김규태 교육부 고등교육정책실장은 “유학생들이 전부 유증상자거나 확진자와 접촉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격리’ 대상은 아니다”며 “다만 학생들과 섞여 확산되는 사례를 막기 위해 관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라 설명했다.

상당수 대학에서는 중국 유학생을 수용하는 시설로 기숙사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텍의 경우 개강을 2주 늦추고 중국에서 돌아온 모든 학생을 기숙사 격리동에 14일간 수용한다.

김규태 실장은 “개강이 연기되면 한국인 학생들이 기숙사에 들어가지 않은 상황에서 더 많은 유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대학이 감염 예방 대책을 수행하면서 발생하는 비용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발열 감시 기기나 마스크·장갑·소독제 구매 비용과 격리 학생을 위한 온라인 강의 제작 비용, 기숙사 방역을 위한 비용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