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코로나바이러스의 유행으로 이례적인 봉쇄 조치가 취해지고 있는 우한에서는 인간뿐 아니라 애완동물도 격리 상태에 처해있다.
고립된 사람들이 고립된 애완동물 돌봐 #애완동물 돌보기에 2000여명 지원
최근 중국 소셜미디어(SNS)에는 우한을 떠났다가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다른 이용자들에게 자신의 애완동물을 부탁하는 내용의 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고 AFP 통신과 지지통신 등이 4일 보도했다. 아직 우한에 남은 주민들과 동물 애호가들이 이들의 요청에 따라 고립된 애완동물을 대신 돌봐주고 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3일 가장 많이 검색된 키워드 3위는 '우한에 남겨진 애완동물을 구하자'라는 해시 태그였다.
사정이 생겨 우한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 주인들이나 이들을 도우려는 사람들 수백만 명이 이 해시태그를 사용하고 있다.
해시태그는 곧 효과를 발휘했다. 한 남성 이용자는 지난달 30일 "제발 제 고양이에게 밥을 주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그 뒤 이달 3일 같은 해시 태그를 쓰고 있는 또 다른 이용자가 고양이 '마오마오'에게 먹이를 줬다는 '기쁜 소식'을 전했다. 사람이 문을 열고 들어가자 마오마오는 서럽게 울었다.
중국의 메신저 서비스인 QQ에는 우한에 못 가는 주인 대신 애완 동물에게 먹이를 줄 마음씨 고운 사람을 모집하는 공고가 떴다. 동물 애호 단체인 '우한 작은 동물 보호 협회'에 따르면 2000명 이상이 동물들을 돕겠다고 등록 신청을 했다. 자신도 우한에 발이 묶인 상황 속에 고립된 동물을 돕고 있는 셈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5만 마리 이상의 애완동물이 우한에 홀로 남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우한 인구는 1100만 명에 달한다.
뉴스위크는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는 야생동물이 팔리는 우한 시장에서 판매된 동물에게서 사람으로 감염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웨이보 공식 계정을 통해 개와 고양이, 기타 애완동물이 신형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