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빠르면 이번주 중 中에 조사팀 파견"…늑장대응 도마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25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적십자사 병원에서 방역복을 입은 의료진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환자를 긴급히 이송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달 25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적십자사 병원에서 방역복을 입은 의료진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환자를 긴급히 이송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로 퍼지고 있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이르면 이번 주 내 전문 조사팀을 중국에 파견할 것으로 보인다. 4일 일본 NHK는 WHO 대변인을 인용해 “역학 전문가나 연구기관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국제적인 연구팀을 이르면 이번 주 중 중국에 파견한다”며 “현지 전문가와 함께 바이러스에 대해 자세히 조사해 감염 확대를 막기 위한 대책을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그간 WHO가 중국 눈치만 살피며 늑장 대응하는 바람에 사태를 확산시켰다는 비난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지난달 28일 테드로스아드하놈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중국 측과 신종 코로나 감염력 등에 대해 신속히 공동 조사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후 WHO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첫 긴급위원회 소집이나 비상사태 선포 등도 발병 후 3주가 넘어서야 이뤄졌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 [AP=연합뉴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 [AP=연합뉴스]

심지어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도 “시 주석이 발병 상황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어 감명을 받았다”는 등 과도한 중국 감싸기 발언을 해 도마 위에 올랐다. 또 그는 3일 WHO 집행위원회에선 “중국이 적절하게 통제하지 않았다면 중국 밖에서 감염 사례가 더 많았을 것”이라며 “바이러스 해외 확산 사례는 소수에 그치고 (확산 속도도) 느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세계 60여 개국이 중국인이나 중국 방문자 입국을 제한한 것을 두고는 “불필요한 조치”라며 반대했다.

한국과 일본 등 주변국에서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안이한 대응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개도국 지원과 관련한 WHO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긴급 상황에서조차 ‘중국 우선주의’가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