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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때문에…대학가 입학식·졸업식 취소·연기 줄이어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세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자 대학가에서 집단 전파 위험이 있는 입학식과 졸업식이 연기 혹은 취소되고 있다. 아직 연기·취소 결정을 내리지 못한 대학들도 신종 코로나 추세에 따라 개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2019학년도 전기 한국해양대 해사대학 학위수여식이 열린 지난달 29일 오전 부산 영도구 한국해양대 대강당에서 마스크를 쓴 졸업생들이 행사진행을 지켜보고 있다. [뉴시스]

2019학년도 전기 한국해양대 해사대학 학위수여식이 열린 지난달 29일 오전 부산 영도구 한국해양대 대강당에서 마스크를 쓴 졸업생들이 행사진행을 지켜보고 있다. [뉴시스]

전북대학교는 "오는 18일과 19일로 예정된 입학식을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2일 밝혔다. 입학식 이후 진행하려 했던 '2020학년도 편입생 및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은 무기한 연기하고 대학생활 안내사항이 담긴 별도 책자를 배포하는 것으로 대체한다. 신종 코로나 확산을 예방하기 위한 결정이다.

전북대학교 18~19일 입학식 취소 #전국 대학가에서 취소·연기 잇따라 #"상황 심각하면 개학까지 미룰 수도"

전북대는 오는 21일 예정된 졸업식도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전북대는 그동안 졸업식을 삼성문화회관에서 약 1000명 규모로 진행해 왔지만, 올해는 약 100명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다. 전임 총장 및 도내 기관장 등 외빈도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고 수상자 대표와 박사학위 취득자, 보직자 등 최소 인원만 참석한다.

국내‘신종 코로나’확진자 현황.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국내‘신종 코로나’확진자 현황.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전국의 대학교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전남대학교는 2020학년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행사를 연기하고 앞으로 신종 코로나 감염자 추이에 따라 졸업식과 입학식 일정을 조정할 계획이다. 전남대는 최근 중국을 방문하거나 체류한 교수, 학생, 연구원 등이 있는지 확인하는 전수 조사도 착수했다.

전남대 중국 유학생 중 폐렴 발생 추정지인 중국 우한지역 출신은 1명, 후베이성 출신은 6명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이들은 현재 미입국 상태이다. 조선대학교와 호남대학교는 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라 입학식과 졸업식을 연기하거나 취소할 것을 검토 중이다.

대구 수성대학교는 오는 7일로 예정했던 졸업식을 취소했다. 학과 단위 졸업식도 하지 않고 졸업생들에게 상장과 졸업장만 주는 최소한의 행사만 한다. 대신 졸업의 추억을 남기고 싶은 졸업생들과 가족들이 사진촬영 등을 할 수 있도록 6일부터 14일까지 학과에서 학사복을 빌려준다.

지난달 29일 부산 영도구 한국해양대학교에서 열린 해사대학 2019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우려에 마스크를 쓴 졸업생과 축하객들이 행사진행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부산 영도구 한국해양대학교에서 열린 해사대학 2019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우려에 마스크를 쓴 졸업생과 축하객들이 행사진행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동주대학교는 오는 7일 교내 체육관에서 열릴 졸업식에 졸업생 약 1000명이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취소했다. 학과별로 졸업장과 각종 상장만 전달될 예정이다. 동주대학교 졸업식에는 매년 졸업생과 재학생, 학부모 등 약 4000명이 참석해왔지만,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 때문에 열지 않기로 했다. 오는 27일 예정된 입학식도 취소를 검토 중이다.

춘천교육대학교도 오는 24일과 25일 예정한 2020학년도 편입생 및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취소했다. 연세대 미래캠퍼스도 오는 4일 예정된 편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취소하고 중국 유학생 약 200명에게 입국 연기와 자가 격리를 요청·권고하고 있다. 강릉원주대, 관동대 등 강원도 소재 대학교들도 입학식과 졸업식을 취소 및 연기할지 고민 중이다.

우리나라와 중국 간 학생 교류활동도 축소되고 있다. 전남대학교는 2월 중 재학생 30명을 중국으로 파견하려 했지만, 신종 코로나 사태가 퍼짐에 따라 재검토하기로 했다. 중국 학생 78명을 대학교로 초청하려 했던 것도 연기를 검토 중이다. 전북대학교도 2월 초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한국문화 체험 행사를 취소했었다.

대학가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전파 상황이 심각해지면 개학도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며 "국가적 재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인원이 몰리는 입학식이나 졸업식을 하기에는 대학교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워 전반적으로 취소 및 연기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광주광역시·대구·춘천=김준희·김정석·박진호·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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