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폭력 가해자로 기소된 노량진 스타강사의 복귀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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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 학원가에서 공시 준비생들이 컵밥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 [중앙포토]

노량진 학원가에서 공시 준비생들이 컵밥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 [중앙포토]

조교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서울 노량진 스타 강사 김모씨가 최근 학원가로 복귀했다. 지난달 30일 기자가 방문한 노량진의 한 고시 학원 입구에는 ‘나는 너를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김씨만의 홍보 문구와 함께 그의 사진이 붙어 있었다.

홍보물 하단에는 폭행 사태와 관련한 김씨의 입장문도 실렸다. 그는 “예전부터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 주셨고 특히 제가 힘들 때 외면하지 않고 도움을 준 곳이었다”면서 “정과 의리가 있었기 때문에 결정이 그리 어렵진 않았다. 흔들림 없이 책임감을 무겁게 가지고 임하겠다”며 복귀 의사를 밝혔다.

김씨가 노량진 학원가로 복귀한 것은 16개월 만이다. 그는 경찰공무원 준비생이자 자신의 조교였던 A씨를 폭행한 혐의로 논란이 되자 2018년 8월 강단에서 물러났다.

김씨의 복귀 소식에 피해자 A씨는 "진심이 담긴 사과는 커녕 강의를 하면서도 내 이야기를 종종 한 것으로 안다"며 "죄를 인정하지도 않았는데 강단에 서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지난 16개월 동안 A씨와 김씨 사이에선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2014년부터 수차례 폭행"

노량진 강사 김씨의 홍보 포스터 [사진 학원 안내문 캡처]

노량진 강사 김씨의 홍보 포스터 [사진 학원 안내문 캡처]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른 건 2018년 7월이다. A씨가 자신이 입은 피해 사실을 경찰공무원 준비생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면서다.

A씨는 "김씨의 조교로 일하던 2016년 5월부터 시작된 폭행이 연인 사이로 발전한 뒤 급격히 심해졌고 급기야 6시간 동안 감금돼 폭행을 당하는 등 10여 차례에 걸쳐 물리적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수차례 데이트 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2018년 9월 강사 김씨를 고소했다.

김씨, 폭행 인정하면서도 "부풀려진 부분 많다"고 반박 

A씨의 피해 주장에 대해 김씨는 고소당하기 한달 전(2018년 8월) 입장문을 통해 “일부 폭언과 폭행에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한다”면서도 “부풀려진 부분이 많고 원인에 대한 사실이 빠져있다”고 했다. 사건을 수사한 서울동작경찰서는 김씨를 폭행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벌금형으로 김씨를 약식기소했지만, 김씨는 공개 법정에서 다투겠다고 맞서 현재 정식 재판이 진행 중이다.

서울 노량진 한 공무원시험 준비 학원에서 수험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서울 노량진 한 공무원시험 준비 학원에서 수험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2018년 1월 유튜브 채널 개설 후 12월 노량진 복귀  

김씨는 노량진 복귀 이전에도 유튜브에서 무료 강의를 계속했다. 지난해 1월부터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노량진 경찰학원에서 강의하기로 했다”는 글을 카페에 올리면서 복귀를 알렸다.

해당 학원은 “김씨가 강의를 그만둔 지 상당한 기간이 지났다. 1년 동안 자숙 아닌 자숙을 한 것으로 본다”면서 “도덕적으로 비판받을 일을 지은건 맞지만 실력이든 도덕성이든 문제가 된다면 성인인 학생들이 알아서 선택할 것”이라고 했다. 또 "판결에 대한 대가는 강사가 치를 것이고 그 전까진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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